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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가보안법상 찬양 · 고무죄 사건
〈헌재 1990. 4. 2. 89헌가113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한 위헌심판, 판례집 2,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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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의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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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의 반국가단체 찬양 · 고무, 이적표현물제작 등에 대한 처벌규정이 국가의 존립 ·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경우에 적용되는 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한정합헌결정을 한 사안이다.
국가보안법은 남북한의 대치상황에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정되었으나 그 규정 내용이 불명확하고 광범위하여 남용의 소지가 없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되던 법률이었다. 특히 동법 제7조 제1항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 · 고무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하고, 동조 제5항은 “제1항 내지 제4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 · 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 · 수입 · 복사 · 소지 · 운반 · 반포 · 판매 또는 취득한 자는 그 각 항에 정한 형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다소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여 표현활동을 광범위하게 규율하고 있었다.
제청신청인들은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목적으로 도서 및 표현물을 소지하고 이를 반포하였다는 이유로 마산지방법원 충무지원에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의 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으면서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동법원이 이를 받아 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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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결정의 주요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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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의 일부 개념이 불명확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위 조항은 그 소정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 ·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경우에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해석하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의 개념들, 즉 ‘구성원’, ‘활동’, ‘동조’, ‘기타의 방법’, ‘이롭게 한’ 등의 개념은 사물의 변별능력을 제대로 갖춘 일반인의 이해와 판단으로서는 행위유형을 정형화할 해석의 합리적 기준을 찾기 어려운 개념이며 구성요건의 내포와 외연이 미치는 한계를 가리기 어려운 광범성을 지닌 것임에 틀림없다. 이같은 불명확한 개념을 문리 그대로 해석 · 운용한다면, 국가의 존립 · 안전이라는 법익 수호의 목적도 달함이 없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만 위협하고 위축시키게 되고 또한 법운영 당국에 의한 자의적 집행을 허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언론 · 출판의 자유와 학문 ·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고 법치주의와 죄형법정주의에도 저촉된다. 또한 그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기 때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정책의 추구나 단순한 동포애의 발휘에 지나지 않을 경우라도 그 문언상으로는 북한의 활동에 동조하거나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 된다는 해석으로 처벌될 위험이 있는바, 이는 헌법전문의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 · 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의 부분과 헌법 제4조의 평화적 통일지향의 규정과도 양립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들 조항은 다의성 때문에 위헌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여 전면위헌으로 완전폐기되어야 할 규정으로는 볼 수 없다. 즉 어떤 법률의 개념이 다의적이고 그 어의의 테두리안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때 헌법을 그 최고법규로 하는 통일적인 법질서의 형성을 위하여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 즉 합헌적인 해석을 택하여야 하며 이에 의하여 위헌적인 결과가 될 해석을 배제하면서 합헌적이고 긍정적인 면은 살려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일반 법리인바,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은 각 그 소정행위가 국가의 존립 ·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만 축소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경우 국가의 존립 · 안전을 위태롭게 한다 함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협 · 침해하고 영토를 침략하여 헌법과 법률의 기능 및 헌법기관을 파괴 · 마비시키는 것으로 외형적인 적화공작 등일 것이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준다 함은 모든 폭력적 지배와 자의적 지배 즉 반국가단체의 일인독재 내지 일당독재를 배제하고 다수의 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치와 자유 · 평등의 기본원칙에 의한 법치주의적 통치질서의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고,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질서 및 사법권의 독립 등 우리의 내부 체제를 파괴 · 변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변정수 재판관은 위 법률조항들처럼 그 위헌성이 명백한 법률을 아무리 주문과 같이 한정적으로 제한하여 합헌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그 위헌성이 치유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위헌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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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후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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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은 사회적으로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언론은 “그동안 국가보안법 제7조의 찬양 · 고무죄는 개념이 모호하고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악용소지가 많은 대표적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많았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바로 이러한 비판을 상당부분 수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조선일보 1990. 4. 3.), “이 결정에는 순수하게 법률적 측면에서 보면 위헌이지만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남북대치상황 등 국가적 현실을 고려, 전면위헌으로 결정했을 때의 엄청난 국가적 불이익을 막아야 한다는 고려가 담겨 있다.”(한국일보 1990. 4. 3.), “구시대 악법의 전형으로 지목되고 있는 고무 · 찬양 등 이적행위를 아직도 방치하고 있는 입법부는 이번 결정을 통해 뼈아픈 반성이 있어야 한다.”(동아일보 1990. 4. 3.)는 등으로 큰 관심을 표명하고 법개정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학계에서는 위헌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논리적인 귀결이라고 판단되지만,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그것이 어려웠다면 적어도 입법권자가 합헌적인 방향으로 개정할 때까지만 헌법재판소가 제시하는 제한적인 해석의 범위내에서 한시적으로만 유효하다는 결정을 하는 것이 차선책이었다는 견해가 발표되기도 하였다(허영, 국가보안법 제7조의 위헌여부, 법률신문 1990. 4. 30.).
그런데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한정합헌 결정의 취지는 법원과 소추기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대법원은 이 결정 이후에도 여러 국가보안법위반 사건에 관한 판결에서 단순히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 주문상의 문구만을 삽입한 채 헌법재판소 결정 이전의 종래의 대법원 판례들을 변경함이 없이 원용한 예가 많았던 것이다(대법원 1990. 6. 8. 선고, 90도646; 1990. 7. 24. 선고, 90도1161 판결 등).
이 결정 이후 국회는 1991년 5월 31일 법률 제4373호로 문제된 국가보안법 제7조를 개정하였다. 즉 같은 조 제1항의 앞부분에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바대로 ‘국가의 존립 ·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문구를 새로 삽입하고, 제1항 후단의 ‘기타의 방법으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 자’라는 부분을 삭제하는 대신 ‘국가변란을 선전 · 선동한 자’라는 부분을 삽입하였다.
한편 이렇게 국가보안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여전히 불명확성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같은 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이 제기되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신법에도 구법 규정의 결함이었던 법문의 다의성과 적용범위의 광범성이 조금은 남아 있지만 ‘국가의 존립 ·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주관적 구성요건이 추가됨으로써 이 법의 입법목적을 일탈하는 확대해석의 위험은 거의 제거되었고, ‘구성원’, ‘활동’, ‘동조’ 등 다의적이고 적용범위가 광범위한 일부 개념도 위와 같이 신설된 주관적 구성요건과 결합하여 하나의 구성요건을 이루고 있고 이 주관적 구성요건을 헌법재판소가 위 결정 등에서 판시한 견해와 같이 제한해석한다면 이들 개념의 다의성과 적용범위의 광범성은 제거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단순합헌결정을 하였다(헌재 1996. 10. 4. 95헌가2; 1997. 1. 16. 92헌바6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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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죄광고 사건
〈헌재 1991. 4. 1. 89헌마160 민법 제764조의 위헌여부에 관한 헌법소원,판례집 3,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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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의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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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민법 제764조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에 사죄광고를 포함시키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사건이다.
그동안 법원은 언론매체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제소된 법원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하여는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는 민법 제764조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의 인정 외에 사죄광고를 게재하도록 명령하여 왔었다. 학설 · 판례도 민법 제764조 소정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의 대표적 예가 사죄광고 게재인 것으로 이해하고, 또한 사죄광고 게재를 명하는 판결은 대체집행 등의 방법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여 왔었다. 그러나 이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양심의 자유와 인격권을 기초로 이러한 학설 ·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이 사건은 원래 미스코리아 출신 여성에 관한 여성동아 1988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가 발단이 된 것으로, 문제의 여성은 이 기사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인 주식회사 동아일보사와 그 대표이사, 여성동아의 주간 등을 상대로 서울민사지방법원에 손해배상 및 사죄광고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위 소송사건에서 민법 제764조가 명예훼손의 경우에 사죄광고를 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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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결정의 주요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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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양심의 자유와 사죄광고제도의 성격을 규명한 다음 민법 제764조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에 사죄광고를 포함시킨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헌법 제19조의 ‘양심’이란 세계관 · 인생관 · 주의 · 신조 등은 물론, 이에 이르지 아니하여도 보다 널리 개인의 인격형성에 관계되는 내심에 있어서의 가치적 · 윤리적 판단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양심의 자유에는 널리 사물의 시시비비나 선악과 같은 윤리적 판단에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되는 내심적 자유는 물론, 이와 같은 윤리적 판단을 국가권력에 의하여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제받지 않는 자유 즉 윤리적 판단사항에 관한 침묵의 자유까지 포괄한다고 할 것이다.
사죄광고제도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비행을 저질렀다고 믿지 않는 자에게 본심에 반하여 깊이 사과한다고 하면서 죄악을 자인하는 의미의 사죄의 의사표시를 강요하는 것이므로 이는 양심도 아닌 것을 양심인 것처럼 표현할 것의 강제로 인간양심의 왜곡 · 굴절이고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 형성의 강요인 것으로서 침묵의 자유의 파생인 양심에 반하는 행위의 강제금지에 저촉되는 것이며 따라서 우리 헌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정신적 기본권의 하나인 양심의 자유의 제약(법인의 경우라면 그 대표자에게 양심표명의 강제를 요구하는 결과가 된다.)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사죄광고 과정에서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을 위해 보호받아야 할 인격권이 무시되고 국가에 의한 인격의 외형적 변형이 초래되어 인격형성에 분열이 필연적으로 수반되게 된다.
국가에 의한 사죄의 강요는 명예훼손죄에 의한 형사적 처단으로 만족하여야 할 보복감정을 민사책임에까지 확장하여 충족시키려고 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764조의 제도적 의의와 목적에 적합치 않은 처분이며 사죄광고제도에 의한 기본권제한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 즉 사죄광고를 명하는 판결이 아니라도 가해자의 비용으로 그가 패소한 민사손해배상판결문이나 형사명예훼손죄의 유죄판결문 등을 신문 · 잡지 등에 게재하거나 명예훼손기사의 취소광고 등의 방법에 의해서 얼마든지 명예회복을 위한 민법 제764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므로 가해자에게 양심표명의 강제 내지 굴욕감수를 강요하는 사죄광고제도는 과도한 것이며 불필요한 국민의 기본권 제한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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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후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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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에 대하여 각 언론매체들은 사죄광고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이 결정을 환영하는 논평을 하였다. 반면 언론매체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사죄광고제도가 언론매체의 언론자유의 남용을 막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사죄광고제도의 입법취지와 제도 본질적인 측면에서 오해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달리 사죄광고제도는 오히려 민법 제764조의 입법취지에 적합한 제도였다(이승우, 사죄광고제도에 대한 헌재결정의 평석, 인권과 정의 제181호, 1991년 9월호)고 하는 반대논평도 있었다.
이 결정의 결과 앞으로 법원은 명예회복을 위한 적당한 처분으로 사죄광고를 명령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 결정에 부분적인 비판을 제기하는 입장에서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이 결정은 모든 정신적 자유권의 기초가 되는 양심의 자유와 인격권이 실질적인 규범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 의미있는 결정이었다(허영, 사죄광고와 양심의 자유, 법률신문 제2045호, 1991. 7. 15.;이승우, 앞의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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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정보도청구 사건
〈헌재 1991. 9. 16. 89헌마165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 3항, 제19조 제3항의 위헌여부에 관한 헌법소원, 판례집 3,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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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의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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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언론기관에 의하여 침해된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정보도청구권을 규정한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의 규정이 언론기관의 보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결정한 사건이다.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3항은 정기간행물의 보도에 의하여 인격권 등의 침해를 받은 피해자에게 정정보도의 게재를 요구할 수 있는 정정보도청구권을 인정하고 동법 제19조 제3항은 정정보도청구에 관한 소송에서 민사소송법의 가처분절차에 의하여 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원래 이 사건은 파스퇴르유업주식회사가 청구인 발행의 중앙일보 1988년 7월 23일자 취재수첩란의 기사가 자신과 관련된다고 주장하면서 위 법률에 근거하여 서울민사지방법원에 그 기사내용에 대한 정정보도게재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면서 정정보도청구권을 규정한 동법 제16조 제3항과 그 절차를 규정한 동법 제19조 제3항이 헌법상의 언론의 자유와 언론기관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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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결정의 주요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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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정정보도청구권의 성격 등에 대하여 언급한 다음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3항 및 제19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위 법률 규정은 비록 그 표제 및 법문 가운데 ‘정정’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기는 하나 그 내용을 보면 명칭과는 달리 언론기관의 사실적 보도에 의한 피해자가 그 보도내용에 대한 반박의 내용을 게재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 이른바 ‘반론권’을 입법화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정정보도청구는 그 보도내용의 진실여부를 따지거나 허위보도의 정정을 청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반론권으로서의 정정보도청구권은 피해자에게 보도된 사실적 내용에 대하여 반박의 기회를 허용함으로써 피해자의 인격권을 보호함과 동시에 공정한 여론의 형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언론보도의 객관성을 향상시켜 제도로서의 언론보장을 더욱 충실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서 헌법상 보장되는 일반적 인격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권에 근거한 것이다.
정정보도청구권은 정기간행물의 편집 내지 편성의 자유를 제한하고 간접적으로 보도기관의 보도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보도의 자유와 조화되어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나타낼 수 있도록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런데 정정보도청구제도는 위와 같이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은 반론의 대상을 사실적인 주장에 국한시키고 있으며(제16조 제1항), 일정한 경우에는 정정보도문의 게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여 반론권의 행사범위를 축소하고 있고(제16조 제3항 단서) 반론권의 행사에 대해 단기의 제척기간을 두어 언론기관이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는 위험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언론기관의 이름으로 하는 정정보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이름으로 해명한다는 점에서 언론기관의 명예 및 신뢰성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리지 않도록 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두 법익 사이의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
한편 동법 제19조 제3항은 정정보도청구소송의 심판절차를 민사소송법의 가처분절차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재판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는 피해자의 신속한 권리구제의 필요를 위한 것이므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위 법률조항들은 언론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거나 언론기관의 재판청구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한병채, 이시윤 재판관은 정정보도청구권은 반론권으로 운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정정보도청구에 관한 재판을 정식절차에 의하지 않고 약식절차인 가처분절차에 의하게 하는 것은 정기간행물의 발행주체에 대한 법적 차별로서 법원 앞에서의 평등에 위반되며 절차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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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후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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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은 현대사회에서 거대 언론매체와 그 배후의 막강한 언론기업에 의하여 개개 국민의 사생활과 명예가 부당히 침해될 위험이 있음을 직시하고 국민들의 언론기관에 의한 권익침해를 신속하고 적정하게 회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헌법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헌법이론적으로도 기본권의 상충관계를 헌법의 통일성에 입각해서 규범조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입장을 밝힌 점, 언론의 자유가 갖는 객관적 규범질서로서의 의미와 기능을 강조한 점 등에 비추어 큰 발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허영, 정정보도청구권과 보도자유의 상충, 법률신문 1991. 11. 4.).
한편, 이 결정 이후 국회는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을 1995년 12월 30일 법률 제5145호로 개정하여 이 결정에서 문제되었던 ‘정정보도청구권’을 ‘반론보도청구권’으로 명칭을 바꾸는 등 이 결정의 취지에 부합되게 관련규정을 정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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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군사기밀누설 사건
〈헌재 1992. 2. 25. 89헌가104 군사기밀보호법 제6조 등에 대한 위헌심판, 판례집 4,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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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의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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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군사기밀보호법 제6조, 제7조 및 제10조의 군사기밀의 탐지, 수집 및 누설행위 처벌규정에 관하여 기밀의 누설이 국가의 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만큼의 실질가치를 지닌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한정합헌결정을 한 사건이다.
군사기밀보호법(1972. 12. 26. 법률 제2387호) 제6조, 제7조, 제10조는 각각 ‘군사상의 기밀을 부당한 방법으로 탐지하거나 수집하는 행위’, ‘군사상의 기밀을 탐지하거나 수집한 자가 이를 타인에게 누설하는 행위’, ‘우연히 군사상의 기밀을 지득하거나 점유한 자가 이를 타인에게 누설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데 위 법률조항상의 ‘군사상의 기밀’과 ‘부당한 방법’의 개념이 불명확하다고 하여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고 알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1989년 4월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있던 피고인 갑(甲)이 당시 평화연구소 소장으로부터 “국방위 심의자료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의 비서관으로 있던 피고인 을(乙)을 통해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군 주요사령부 중부권 이전계획’(군사 2급비밀) 등 8건의 자료를 얻어 위 소장에게 건네준 혐의로 갑과 을이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군사기밀보호법위반죄로 각 공소제기되었다. 소송 계속중 피고인 갑과 을은 위 공소사실에 대한 적용법조인 군사기밀보호법 제6조, 제7조 및 제10조가 헌법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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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결정의 주요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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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군사상의 기밀과 죄형법정주의의 관계 등을 언급한 다음 군사기밀보호법 제6조, 제7조, 제10조에 대하여 한정합헌을 결정하였다. 원래 이 사건 평의의 결과는 단순합헌의견 3인, 한정합헌의견 5인, 전부위헌의견 1인으로 의견이 갈렸으나, 한정합헌의견은 질적 일부위헌의견이기 때문에 전부위헌의견도 일부위헌의견의 범위내에서는 한정합헌의견과 견해를 같이 한 것이라 할 것이어서 이를 합산하면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위헌결정정족수인 6인에 도달하였다고 할 것이기 때문에 한정합헌의견이 결정의 주문을 구성하였다.
위 법률에 규정된 ‘군사상의 기밀’이라는 개념은 그 범위의 광범성이나 내용의 애매성이 문제될 소지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위 법률과 그 하위법령들을 종합해 볼 때 Ⅰ, Ⅱ, Ⅲ급 비밀로 구분되고 각 그에 상응하는 표지를 갖추게 되어 있는 바(군사기밀보호법 제3조 및 동법시행령 제2조 제1항 및 제3조),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어떠한 사항이 군사기밀인지를 외견상 식별하기가 어려워 범법행위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이론상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실제에 있어서는 문제로 제기된 사례가 거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부당한 방법으로 탐지 · 수집한 자’라는 구성요건은 관계법령이 정하고 있는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군사기밀을 탐지 · 수집한 자를 의미하는 것임이 분명하며, 이러한 내용은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군사상의 기밀보호를 통한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목적도 대단히 중요한 것이긴 하나 그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그로 인해 국민의 알권리가 무의미한 것이 되어서는 아니되므로 군사상의 기밀의 범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국민의 표현의 자유 내지 알권리의 대상영역을 최대한 넓혀줄 수 있도록 필요한 최소한도에 한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군사기밀보호법 제6조, 제7조, 제10조의 구성요건인 ‘군사상의 기밀’은 비공지의 사실로서 관계기관에 의하여 적법절차에 따라 군사기밀로 분류표시 또는 고지된 군사관련 사항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아울러 그 내용이 누설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이 초래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내용자체가 실질적인 비밀가치를 지닌 비공지의 사실에 한하는 것이라고 한정적으로 해석되어야 하고, 그 내용이 명백히 국가의 안전보장에 관련된 사항(진성비밀)이 아니고 다만 정부의 정치적 이익 내지 행정편의에 관련된 사항(의사비밀 내지 가성비밀)임에 불과할 때에는 군사기밀보호법의 보호대상이 아니다.
결국 구 군사기밀보호법 제6조, 제7조, 제10조는 동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군사상의 기밀이 비공지의 사실로서 적법절차에 따라 군사기밀로서의 표지(標識)를 갖추고 그 누설이 국가의 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만큼의 실질가치를 지닌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해석하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에 대하여 변정수 재판관이 전부위헌의견을, 한병채, 최광률, 황도연 재판관이 단순합헌의견을, 조규광 재판관이 보충의견을 제시하였다.
변정수 재판관은 위 법률조항이 군사사상에 대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침해하며 광범위하고 불명확한 사항을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하고, 한병채, 최광률, 황도연 재판관은 위 법률조항의 개념은 명료하고 구체적이어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한편 조규광 재판관은 한정적 합헌해석은 법률의 해석가능성을 기준으로 하고 한정적 위헌선언방법은 법률의 적용범위를 기준으로 하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차이점은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일종의 부분적 위헌선언이며 실제적인 면에서 그 효과를 달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 결정의 기속력을 갖기 위하여는 이러한 내용이 결정의 주문에 나타나야 하고 이는 부분적 위헌선언으로서의 법적 효과를 가진다는 보충의견을 제시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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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후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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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에 대해서는 현행 헌법정신에 맞게 우리 실정법체계를 민주화시켜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한 대표적 결정의 하나(이승우, ‘군사기밀보호법 제6조 등에 대한 헌재결정의 평석, 사법행정 1992년 12월호)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었다.
이 결정 이후 국방부는 이 결정의 취지를 충분히 살린 군사기밀보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고 국회는 동법을 1993년 12월 27일 법률 4616호로 단순개정의 형식이 아닌 전면개정의 형식으로 통과시켰다.
관련부분의 내용을 살피면 우선 제2조에서 군사기밀의 개념을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군관련 문서 · 도화 ·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물건으로서 군사기밀이라는 뜻이 표시 또는 고지되거나 보호에 필요한 조치가 행하여진 것과 그 내용’으로 정의하여 기밀의 범위를 상당히 축소시켰다. 아울러 제9조에서는 국민의 알권리를 신장시키기 위하여 국민의 ‘군사기밀공개요청권’을 최초로 신설하였고 이러한 요청에 대해 국방부장관은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거나’ ‘공개함으로써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이익이 있다고 판단되는 때’에 군사기밀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7조). 그리고 이 사건의 직접적인 심판대상이었던 군사기밀의 탐지 · 수집행위에 대한 처벌조항에 있어서는 이전의 ‘부당한 방법으로’ 탐지 · 수집이라는 구성요건을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탐지 · 수집으로 변경하였다(제1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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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정기간행물등록제 사건
〈헌재 1992. 6. 26. 90헌가23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7조 제1항의 위헌심판, 판례집 4,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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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의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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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정기간행물의 발행에 있어 등록을 요하도록 하고 있는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7조 제1항이 출판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2항에 위반되는지에 대하여 한정위헌결정을 한 사건이다.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1991. 12. 14. 법률 제4441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1항은 정기간행물을 발행하려면 동법 제6조 제3항 제1호, 제2호에 의한 윤전기 1대 이상 등과 대통령령이 정하는 부수인쇄시설을 공보처장관에게 등록하도록 하고 있고 동법시행령 제5조에 의하면 부수인쇄시설은 조판시설과 제판시설을 말하며 위 시행령 제6조 제3호는 윤전기 1대 이상 및 조판시설과 제판시설이 자기의 소유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공보처장관에게 제출하여야만 위 등록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22조 제3호는 그러한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일반주간신문 등 정기간행물을 발행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제청신청인들은 당시 주무부처인 문화공보부에 등록하지 아니하고 ‘전민련신문’이라는 제호아래 1989년 3월 10일부터 같은 해 6월 25일까지 월 2회씩 8회에 걸쳐 일반주간신문을 발행하였다는 이유로 위 법률조항에 의하여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기소되었다. 이에 제청신청인들은 위 법률조항이 일반주간신문 발행의 시설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결과적으로 헌법이 금하고 있는 허가제와 유사한 제한을 가할 우려가 있다고 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동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1990년 1월 19일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한편 서울형사지방법원의 위헌제청결정이 있은 지 몇 달 후인 1990년 4월 10일 대법원은 다른 상고심판결(90도332)에서 위 법률 제7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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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결정의 주요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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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언론자유의 보호영역을 제시하면서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7조 제1항은 그 제9호 소정의 해당시설을 자기소유이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다.
헌법상의 언론의 자유는 어디까지나 언론 · 출판자유의 내재적 본질적 표현의 방법과 내용을 보장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그를 객관화하는 수단으로 필요한 객체적인 시설이나 언론기업의 주체인 기업인으로서의 활동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정기간행물 발행인에게 법률로써 언론의 건전한 발전과 그 기능의 보장을 위하여 일정한 시설을 갖추어 등록하게 하는 것은 언론자유의 본질적 내용의 간섭과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등록사항은 의사형성발표 · 정보수집전달 · 여론형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실질적인 언론 · 출판의 자유가 아닌 보도의 수단으로 수반되는 기업이나 그에 따른 정기간행물의 발행에 필요한 외형적인 일정시설기준에 관한 것으로서 이를 등록하게 하는 것은 결코 언론 · 출판의 자유에 관한 본질적인 내용의 침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헌법 제21조 제3항은 언론 · 출판매체의 육성과 그 기능을 보장 · 유지 · 발전하도록 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내에서 일정한 물적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는 법률적 규제를 할 수 있도록 입법권한을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 유보하고 있으므로 그에 따라 제정된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7조 제1항의 등록제도를 입법부가 현저히 입법재량을 남용하여 과잉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법률제정을 하였거나 기타 자의적인 입법권의 행사를 한 위헌적인 법률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위 법률과 그 시행령에서 그 등록요건으로 그 시설의 소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갖추어 첨부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신문발행의 시설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설정한 것으로서 헌법상 용인될 수 없다. 즉 신문발행에 필요한 위 법률 소정의 인쇄시설을 갖추는 데에는 반드시 소유권이 아니라 임차 또는 리스 등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동법 제7조 제1항의 등록사항 중 제9호 소정의 당해 시설을 자기소유이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을 임의로 해석하는 것이어서 헌법 제12조의 죄형법정주의에 반할 뿐만 아니라 헌법 제21조 제3항에서 규정한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과잉해석한 위헌적인 법령이며 또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반한다.
이에 대하여 변정수 재판관은 정기간행물에 대한 등록제는 실질적으로 허가제와 다름없이 운영될 가능성이 있어 언론 ·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고 일정한 시설을 갖추어야 등록할 수 있는 위 법률조항은 재력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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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후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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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은 종래 고가의 인쇄시설을 소유하지 못해 정기간행물을 발행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정기간행물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정재황,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7조 제1항의 위헌심판결정, 법률신문 1992. 11. 30.; 동아일보 1992. 6. 26.). 또 일부 언론은 그동안 정부가 이 법을 운용하면서 헌법정신과 법률의 입법취지와는 달리 이 제도를 실질적인 정기간행물 허가제로 운용해 왔다는 잘못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헌법재판소는 또 이번 결정을 통해 헌법에 규정된 기본권인 언론 · 출판자유의 보장과 함께 언론매체의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강조함으로써 최대한의 균형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중앙일보 1992. 6. 26.)고 결정의 의미를 분석하기도 하였다.
한편 이 결정 이후 1992년 12월 21일 개정된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시행령 제6조 제3호는 이전에 자기 소유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던 것을 자기소유뿐 아니라 임대차 등의 법률원인에 의하여 ‘당해 시설을 갖추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도록 바뀌었다. 그리고 1995년 12월 30일 법률 제5145호로 개정된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은 제7조 제1항의 등록사항 중 ‘일반주간신문’에 대해서는 제9호의 당해 시설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개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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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선거운동주체제한 사건
〈헌재 1994. 7. 29. 93헌가4등 구 대통령선거법 제36조 제1항 등 위헌제 청, 판례집 6-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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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의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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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일반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 전면적으로 금지한 구 대통령선거법 규정에 대하여 위헌결정한 사건이다.
구 대통령선거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폐지된 것) 제34조는 당해 후보자의 등록이 끝난 때로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제36조 제1항 본문은 정당 · 후보자 · 선거사무장 · 선거연락소장 · 선거운동원 또는 연설원이 아닌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선거운동 주체를 포괄적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제청신청인 갑(甲)은 14대 대통령선거 직전인 1992년 12월 부산 초원복집에서 부산지역의 기관장들과 회식하는 자리에서 김영삼 당시 민자당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서울형사지방법원에, 제청신청인 을(乙)은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 구 대통령선거법위반죄로 각 기소되었는데, 서울형사지방법원은 위 갑의 신청에 따라 구 대통령선거법 제36조 제1항 본문과 그 벌칙조항인 제162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을의 신청에 따라 위 법률조항들과 동법 제34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한편 이 사건 심판 계속중인 1994년 3월 16일 선거운동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법률 제4739호)이 제정 · 시행됨으로써 위 대통령선거법은 폐지되었고, 신법 제58조 제2항, 제60조 제1항은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 다음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사람들을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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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결정의 주요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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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일반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하였던 구 대통령선거법 제36조 제1항 본문과 그 벌칙조항에 대하여는 위헌이라고 선언하고, 선거운동의 기간을 제한한 동법 제34조와 그 벌칙조항에 대하여는 합헌이라고 결정하였다.
국민이 선거과정에 참여하는 행위는 국민의 주권행사 내지 참정권행사의 의미를 지니므로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행하여질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나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어느 정도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가 불가피하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으나 이 과정에서 입법자는 자유와 공정의 두 이념을 슬기롭게 조화하여야 한다.
구 대통령선거법 제36조 제1항 본문과 제34조에서 공히 사용되고 있는 ‘선거운동’의 개념과 관련하여 보면 동법 제33조는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애매하고 불명확한 요소가 없지 않으나 위 법률조항들의 입법목적, 선거운동 규제조항의 전체적 구조 등을 고려하면 단순한 의견개진과 구별되는 가벌적 행위로서의 선거운동은 당선 내지 득표에의 목적성, 그 목적성의 객관적 인식 가능성, 능동성 및 계획성이 요구되는 것으로 풀이되어 일반인 누구라도 선거운동과 단순한 의견개진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동법 제34조는 ‘당해 후보자의 등록이 끝난 때로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지만 선거운동의 시기(始期)를 당해 후보자의 등록이 끝난 때로부터 정한 것이나 선거운동의 종기(終期)를 선거일 전일로 정해 놓은 것은 모두 합리적 이유가 있고 그에 따라 선거운동이 가능한 기간이 28일 내지 23일이 되는바, 대중정보매체가 광범위하게 보급되어 있고 전국이 1일 교통권에 들어간 현재의 교통수단 등에 비추어 이 정도의 기간제한을 두고 헌법위반의 과도한 제한이라 볼 수 없다.
그러나 동법 제36조 제1항 본문은 “정당 · 후보자 · 선거사무장 · 선거연락소장 · 선거운동원 또는 연설원이 아닌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일반국민이 선거권자라는 신분만으로는 전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넘어 국민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21조(표현의 자유), 제24조(선거권) 및 국민주권주의 원칙과 자유선거의 원칙에 위반된다. 즉 선거의 공정성을 위한 규제의 요체는 선거자금의 규제, 금권 및 관권의 개입차단, 언로의 개방을 통한 흑색선전 · 허위사실 유포의 차단에 있는 것이지 일반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 ·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되어서는 아니되며 구 대통령선거법은 법정 선거운동방법 외의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면서 개별 선거운동방법에 대하여도 상세한 규제조항을 두고 있는 등 선거운동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한 여러 금지 및 처벌규정을 두고 있어 이러한 규제조항들만으로도 공정선거를 이루는데 부족함이 없는 터에 이에 더하여 일반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것은 필요한 최소한도의 제한을 넘어서는 것이고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공익이 선거운동의 형태로 나타나는 참정권,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을 전면적으로 희생하여도 좋을 만큼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 새로이 제정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8조 제2항, 제60조 제1항에서 선거운동의 주체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한 다음 공무원 등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사람들을 구체적 ·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바, 신법의 입법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뜻에서 신법 제260조 제1항에 열거한 자 외의 사람들까지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다.
이 결정에 대하여는 동법 제36조 제1항 본문을 위헌으로 볼 수 없다는 김진우, 한병채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있었고 이 결정으로 인하여 구 대통령선거법하에서 치러진 대통령선거는 민주적 정당성이 상실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변정수 재판관의 보충의견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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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후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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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결정은 선거운동의 헌법적 의의, 그 규제원리 및 규제의 한계, 선거운동의 개념에 관한 기본적이고 중요한 판시들을 포함하고 있어 선거운동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문제되는 후속 사건에서도 판단기준과 방향을 제공하는 선도적 판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7조(단체의 선거운동 금지)에 대한 1995년 5월 25일 95헌마105 결정, 동법 제59조(선거운동기간) 및 제112조 제2항 제2호(기부행위의 정의 및 제한기간 등)에 대한 1995년 11월 30일 94헌마97 결정, 동법 제89조 제1항, 제2항(유사기관의 설치금지 등), 제93조 제3항(선거운동용 신분증명서 등 발급금지), 제111조(의정활동 등 보고의 제한) 및 제150조 제3항 내지 제5항(후보자기호 결정방법)에 대한 1996년 3월 28일 96헌마9등 결정, 동법 제111조, 제141조 제1항(당원단합대회의 제한), 제142조 제1항(당직자회의의 제한) 및 제143조 제1항(당원교육의 제한)에 대한 1996년 3월 28일 96헌마18등 결정, 동법 제230조 제1항 제3호, 제4호, 제2항, 제3항(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대한 1997년 3월 27일 95헌가17 결정, 동법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제한) 및 제230조 제1항 제1호(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대한 1997년 11월 27일 96헌바60 결정 등의 후속결정은 이 결정과 같은 맥락에서 선거운동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을 조화시키고 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위헌심사를 하여 모두 합헌이라고 판단하였다.
이 일련의 결정들 중 동법 제111조에 대한 결정은 사회적 주목을 끈 결정이었다. 이 조항은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선거기간 전에도 의정활동보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국회의원이 아닌 예비후보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기회균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보고는 국회의원의 정치적 책무이고 고유한 직무활동으로서 선거운동기간 개시후에 한하여 의정활동보고를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선거운동기간 개시전의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국회의원이 아닌 예비후보자를 국회의원인 예비후보자에 비하여 불합리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국회의원이 의정활동보고라는 명목하에 실질적인 선거운동을 함으로 인하여 사실상 선거운동기회의 불균형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법집행의 불철저로 인한 사실상의 불평등일 뿐 법률상의 불평등은 아니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김문희, 황도연, 정경식, 신창언 재판관은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행해지는 의정활동보고는 선거운동으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그 결과 국회의원인 예비후보자는 다른 예비후보자에 비하여 사실상 더 긴 기간 동안 더 많은 선거운동의 기회를 갖게 되므로 동법 제111조는 선거운동에 있어서의 기회균등을 박탈한 것이라는 위헌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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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영화검열 사건
〈헌재 1996. 10. 4. 93헌가13등 영화법 제12조 등에 대한 위헌제청 등, 판례집 8-2,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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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의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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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공연윤리위원회에 의한 영화 사전심의제도를 규정한 구 영화법 제12조등이 헌법상의 검열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하여 위헌으로 결정한 사건이다.
구 영화법[1995. 12. 30. 법률 제5129호(영화진흥법)로 폐지된 것] 제12조 제1항과 제2항, 제13조 제1항 및 제32조 제5호는 영화상영 전에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도록 하고 이에 위반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 · 출판의 자유와 집회 ·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선언하여 표현의 자유를 일반적으로 보장하고 있고, 동조 제2항에서는 “언론 ·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 ·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검열금지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검열금지의 원칙이 이처럼 헌법에 명시된 것은 제2공화국 헌법 제28조 제2항 단서에서 처음이었고, 제3공화국 헌법에서는 검열금지의 원칙을 선언하면서도 영화나 연예에 대한 검열은 예외적으로 허용하였다. 그리고 제4, 5공화국 헌법에서는 검열금지의 원칙을 별도로 명시하지 않았으며 현행 헌법에서 위 조항과 같이 예외없이 검열금지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검열금지의 원칙은 헌법규정의 명시 유무를 불문하고 민주헌법에서의 언론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우리 사회는 언론자유의 헌법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여러 법률에서 각종의 표현매체에 대한 검열을 허용하여 왔으며 이러한 사정은 현행 헌법이 시행된 1988년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이 결정은 93헌가13 사건과 91헌바10 사건을 병합한 것이었다. 93헌가13 사건은 제청신청인이 1992년 해직교사 문제를 다룬 영화 ‘닫힌 교문을 열며’를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 없이 상영하여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구 영화법 제12조 위반으로 기소되자 동 법률조항이 헌법 제21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고 동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이고, 91헌바10 사건은 청구인이 1989년 5 · 18 광주항쟁을 다룬 ‘오 꿈의 나라’라는 단편영화를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 상영하여 같은 법원에서 구 영화법 위반으로 1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고 항소하면서 동법원에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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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결정의 주요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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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영화의 헌법적인 보장과 검열금지의 원칙을 언급한 다음 공연윤리위원회에 의한 영화의 사전심의를 규정한 구 영화법 제12조 제1항, 제2항 및 제13조 제1항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영화는 의사표현의 한 수단이므로 영화의 제작 및 상영은 다른 의사표현수단과 마찬가지로 언론 · 출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을 받음은 물론, 학문적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예술표현의 수단이 되기도 하므로 그 제작 및 상영은 학문 · 예술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2조 제1항에 의하여도 보장을 받는다.
헌법 제21조 제2항이 금하는 검열은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사상이나 의견 등이 발표되기 이전에 예방적 조치로서 그 내용을 심사 · 선별하여 발표를 사전에 억제하는, 즉 허가받지 아니한 것의 발표를 금지하는 제도를 뜻한다. 이러한 검열제가 허용될 경우에는 국민의 예술활동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침해하여 정신생활에 미치는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이 집권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표현을 사전에 억제함으로써 이른바 관제의견이나 지배자에게 무해한 여론만이 허용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헌법이 직접 그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 제21조 제2항이 언론 · 출판에 대한 검열금지를 규정한 것은 비록 헌법 제37조 제2항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국가안전보장 ·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언론 · 출판의 자유에 대하여는 검열을 수단으로 한 제한만은 법률로써도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헌법상 금지되는 검열은 의사표현의 발표여부가 오로지 행정권의 허가에 달려있는 사전심사만을 뜻하며 그 요건으로 일반적으로 허가를 받기 위한 표현물의 제출의무, 행정권이 주체가 된 사전심사절차, 허가를 받지 아니한 의사표현의 금지 및 심사절차를 관철할 수 있는 강제수단 등이 존재하여야 한다.
구 영화법상 영화상영 전에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아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점(제12조 제1항), 공연윤리위원회 위원은 문화체육부장관에 의하여 위촉되며(제25조의3 제3항) 위원장은 심의결과를 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하고 국가예산으로 공연윤리위원회의 운영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제25조의3 제6항) 공연윤리위원회는 실질적인 행정기관에 해당하는 점,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은 모든 영화의 상영을 금지하고 있는 점(제12조 제2항), 그리고 이에 위반한 경우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하도록 한 점(제32조 제5호) 등은 모두 헌법상 금지되는 검열요건을 충족시키므로 위 법률조항은 위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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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후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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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이 선고되고 나서 약 한 달 후인 1996년 10월 31일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동일한 헌법적 쟁점을 가지고 있었던 음반사전심의에 대한 위헌제청사건(94헌가6)에서도 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이 사건은 가수인 위헌제청신청인이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 음반을 제작 · 배포한 혐의로 서울지방법원에 기소되어 재판 계속중 음반에 대한 사전심의를 규정한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1995. 12. 6. 법률 제5016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을 헌법위반이라고 주장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고 동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제청한 사건이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앞의 영화사전심의에 대한 위헌결정과 동일한 이유로 전원 일치의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 두 결정이 내려지자 사회여론은 찬반양론으로 양분되었다. 영화인들을 비롯한 문화계 종사자들은 대체로 이 결정에 대해 예술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대폭 신장시킨 획기적인 결정이라고 크게 환영하였던 반면, 일부에서는 이 결정으로 음란과 폭력물을 제재할 수단이 없어져 음란의 자유를 허용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하였다. 특히 영화나 음반의 음란표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가 무엇이냐 하는 것에 논란이 집중되었다. 즉 앞으로 공연윤리위원회가 행정기관으로서의 성격을 탈색시키지 않는 한 음란영화물에 대한 등급판정은 하되 부분 삭제 또는 심의필 거부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음란영화물의 상영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전용관을 설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등 위헌결정의 취지를 놓고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였다.
이러한 논란은 결정이 선고된 1996년 말 국회 문화체육공보위원회에서의 영화진흥법 개정시에 여야간의 의견대립으로 이어져 완전등급제를 실시하여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은 영화를 위한 성인전용관을 설치하자는 야당측 주장과 등급 외 판정을 받은 영화의 상영을 보류시키자는 여당측 주장이 맞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결과적으로는 여당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 개정 영화진흥법이 1997년 4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같은 해 10월 10일부터 시행되었다.
개정 영화진흥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먼저 사전심의제도를 상영등급부여제도로 바꾸어 4종류의 등급, 즉 모든 관람객이 관람할 수 있는 등급, 12세 미만인 자는 관람할 수 없는 등급, 15세 미만인 자는 관람할 수 없는 등급, 그리고 18세 미만인 자는 관람할 수 없는 등급만을 인정하고 일정한 경우에는 6월 이내의 기간 동안 상영등급의 부여를 보류할 수 있도록 하면서(제12조 제5항), 이전의 ‘공연윤리위원회’는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하여 이 기구로 하여금 상영등급을 부여하도록 하였다(제12조). 또한 상영등급 부여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상영등급을 부여받지 아니한 영화, 허위로 상영등급을 부여받은 영화, 상영등급을 변조 또는 위반하여 상영하는 영화에 대하여 문화체육부장관이 상영을 금지하거나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고(제18조), 이를 위반하는 자에 대하여는 영업의 정지(제18조의2) 또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되(제35조 제1항 제8호) 상영등급의 판정이나 상영등급 부여의 보류결정에 대하여 결정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에 이의를 신청하는 절차를 두었다(제13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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