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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 규제의 헌법적 고찰
- 표현의 자유와 소비자 보호 등의 이익형량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를 중심으로 -
2025년도 하반기 연구보고서
오늘날 디지털 플랫폼은 이용자 간 상호작용을 기술적으로 매개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 조정, 알고리즘 설계, 인터페이스 구성 및 광고 배열 등을 통해 이용자의 정보접근과 선택에 관한 조건을 실질적으로 형성한다. 플랫폼 이용자의 ‘디지털 취약성’ 문제는 교섭력, 정보 등에서의 구조적 불균형을 이유로 했던 과거의 소비자 보호 논의 상황과 유사하다. 이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 환경에서도 전통적인 국가 대 개인의 수직적 기본권 침해 문제를 넘어, 사인인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자 사이의 구조적 불균형을 시정하려는 각종 규제가 논의된다. 그러나 그러한 규제의 필요성이 곧 헌법적 정당화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 보호를 명목으로 한 국가의 개입이 방식에 따라서는 자칫 과잉된 콘텐츠 조정이나 선택구조의 왜곡을 초래함으로써 오히려 이용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표현을 침해할 위험이 있으므로, 각 이해당사자의 법익이 규범조화적으로 고려되어야만 한다.
유럽연합의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미국의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디지털 플랫폼 규제를 둘러싼 이익들 사이의 형량에 관하여 상이한 접근방법을 보여준다. 디지털서비스법은 오늘날 디지털 플랫폼이 일종의 ‘사적 권력’으로서 이용자의 기본권행사는 물론 민주주의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하여, 불법 콘텐츠 차단, 투명성 확보, 이용자의 절차적 권리 보장, 위험평가 및 완화 등에 관한 법적 책임의 부과를 통해 문제되는 헌법적 이익을 비례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표현의 자유 보장에 방점을 둔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자 및 이용자에게 광범위한 면책을 부여함으로써 정부에 의해 직ㆍ간접적으로 표현의 자유 등이 위축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용자의 기본권 행사 측면에서 볼 때, 각 접근방법은 명확하게 대비되는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향후 한국의 관련 법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디지털 플랫폼 규제를 단순히 표현에 대한 검열과 같은 대립 구도로만 바라보는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나, 플랫폼 이용에 관한 사적 계약관계에 내재된 이용자의 디지털 취약성을 보완하는 동시에 의사결정 및 표현의 자유 행사 등을 과잉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위와 같은 비교법적 검토의 결과를 거듭 숙고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이때는 과거 소비자보호 이론의 논의 구조를 유추하여, 디지털 플랫폼 규제의 유형을 세분화하고 각 유형에 따른 기본권 충돌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이 유용할 수 있다. 예컨대 기만적 인터페이스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별하고, 콘텐츠 조정이나 위험 대응과 관련하여 이용자에게 절차적 접근권을 보장함으로써 디지털 이용 계약관계의 대등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되 이를 넘어서는 국가의 과도한 콘텐츠 개입을 자제시키는 방안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 디지털 플랫폼 규제, 디지털 취약성, 구조적 불균형, 이용자 보호, 표현의 자유, 소비자 보호, 이익형량, 디지털서비스법, 통신품위법 제230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