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헌바357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제한한 민법 제847조 제1항의 위헌 여부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제한한 민법 제847조 제1항의 위헌 여부
종국일자 : 2015. 3. 26. /종국결과 : 합헌
헌법재판소는 2015년 3월 26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친생부인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로 제한한 민법 제847조 제1항(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청구인은 처(妻)와 이혼한 후 유전자검사 결과 처와의 혼인 중 출생한 자(子)가 자신의 친생자가 아님을 알게 되었으나, 그로부터 2년이 경과된 후에 법원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제척기간 도과를 이유로 각하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⑴ 구 민법 제847조 제1항은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 내’로 엄격히 제한하였으나, ⑵ 일반적으로 친자관계의 존재는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이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 통례임에 비추어 볼 때 구 민법 제847조 제1항의 제척기간 제한은 부의 친생부인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헌법불합치로 결정된 바 있고(헌재 1997. 3. 27. 95헌가14등 결정), ⑶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따라 2005. 3. 31. 개정된 심판대상조항은 ‘친생부인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을 기산점으로 삼음으로써 부가 혈연관계의 진실을 인식할 때까지 제척기간의 진행을 유보하고 ‘그로부터 2년’을 제척기간으로 삼음으로써 부의 친생부인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2년이란 제척기간은 자녀의 불안정한 법적 지위를 장기간 방치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은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 사건개요
○ 청구인(夫)과 김○○(妻)이 혼인신고를 마친 날로부터 200일 지난 후, 한○○(子)이 태어남. 이후 청구인은 妻와 이혼하고 子에 대해 친자감정을 하였는데, 2005. 11.경 유전자검사결과 자신의 친생자가 아님을 알게됨. 이에 청구인은 2005. 12. 27. 妻를 상대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결국 친생부인의 소를 취하함.
○ 이후 청구인은 2010. 10. 28. 子에 대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각하되자, 2012. 3. 6. 항소하면서 친생부인의 소를 주위적 청구로 추가함. 청구인은 그 항소심 계속 중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2년으로 정하는 민법 제847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2012. 9.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 심판대상
○ 민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것)
제847조(친생부인의 소) ① 친생부인(親生否認)의 소(訴)는 부(夫) 또는 처(妻)가 다른 일방 또는 자(子)를 상대로 하여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내에 이를 제기하여야 한다.
□ 결정주문
○ 민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것) 제847조 제1항 중 “부(夫)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내”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이유요지
1. 제한되는 기본권
○ 심판대상조항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친자관계를 부인하고자 하는 부(夫)의 가정생활과 신분관계에서 누려야 할 인격권 및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에 관한 기본권(헌법 제 36조 제1항)을 제한함.
2. 입법재량 및 한계
○ 친생부인의 소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제척기간을 둘 것인가의 문제는 ‘법률적인 친자관계를 진실에 부합시키고자 하는 부(夫)의 이익’과 ‘친자관계의 신속한 확정을 통하여 법적 안정을 찾고자 하는 자(子)의 이익’을 어떻게 그 사회의 실정과 전통적 관념에 맞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관한 문제로, 원칙적으로 입법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음. 따라서 친생부인의 소에 관하여 제척기간을 두는 것 자체를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음.
○ 그런데 민법 제844조에 의하여 인정되는 친생자 추정의 효력은 법률에서 인정하는 다른 추정에 비하여 대단히 강력한 것이므로,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 자체가 지나치게 단기간이거나 불합리하여 부(夫)로 하여금 진실한 혈연관계에 반하는 친자관계를 부인할 수 있는 기회를 극단적으로 제한하게 된다면, 입법재량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위헌이 될 수 있음.
3. 판단
○ 심판대상조항으로 개정되기 이전의 구 민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47조 제1항은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그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 내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었음. 그 결과 부(夫)가 자(子)의 출생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그 자(子)가 자신의 친생자가 아님을 알게 되더라도, 이미 제척기간이 도과되어 친생추정을 부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음. 이에 헌법재판소는 1997. 3. 27. 부(夫)에게 친생부인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부여하지 않는 구 민법 제847조 제1항 중 “그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 내” 부분에 대하여 헌법불합치로 결정하였음(헌재 1997. 3. 27. 95헌가14등 결정). 이후 입법자는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에 따라 2005. 3. 31. 구 민법 제847조 제1항을 심판대상조항으로 개정하면서,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친생부인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로 개정하였음. 이와 같이 개정된 심판대상조항은 ‘친생부인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을 기산점으로 삼음으로써 부(夫)가 혈연관계의 진실을 인식할 때까지 제척기간의 진행을 유보하고, ‘그로부터 2년’을 제척기간으로 삼음으로써 부(夫)의 친생부인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있음.
○ 친자관계는 자연적인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성립되는 것이 원칙이고, 최근 유전자 검사를 통한 친자관계에 관한 증명이 거의 100% 확실해지게 되었음을 고려할 때, 불확실한 개연성에 기반을 둔 기존의 친생추정 및 친생부인 제한의 의미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음. 그러나 과학적 친자감정으로 자(子)와의 혈연관계 진실을 명확히 안 날부터 2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면 부(夫)에게는 혈연진실에 반하는 친자관계의 유지 여부를 진지하게 숙려할 상당한 기간이 제공된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夫)가 그 기간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기존에 추정된 친자관계를 법률상 친자관계로 받아들이거나 또는 자신의 친생부인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묵시적 의사로 볼 수 있음.
○ 자(子)에 대한 신분법적 규율은 첫째로 ‘자(子)의 복리향상’에 그 목적을 두어야 하고, 둘째로 가능한 ‘친자관계 당사자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어야 하므로, 혼인과 가족생활에 관한 부(夫)의 기본권은 자(子)의 복리를 위하여 합리적으로 제한될 수 있음. 독일(2년)ㆍ프랑스(5년)ㆍ스위스(1년ㆍ5년) 등 외국의 경우에도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은 비교적 짧게 규정되어 있는데, 이렇게 다수의 국가에서 비교적 단기간으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子)를 불안정한 법적 지위에 불필요하게 오래 두는 것은 자(子)의 복리에 반한다는 취지가 크기 때문임.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로 제한한 것은, 친자관계의 당사자인 부(夫)의 친생부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함과 동시에 그 상대방인 자(子)의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성이 인정됨.
○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적인 친자관계를 진실에 부합시키고자 하는 부(夫)의 이익’과 ‘친자관계의 신속한 확정을 통하여 법적 안정을 찾고자 하는 자(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한 것으로서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에 관한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