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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헌마533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 제13조 본문 [별표8] 제1호 가목 위헌확인 대형트롤어업 동경 128도 이동수역 조업금지 사건

종국일자 : 2024. 7. 18. /종국결과 : 기각

<대형트롤어업 동경 128도 이동수역 조업금지 사건>

 

헌법재판소는 2024년 7월 18일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대형트롤어업의 허가를 할 때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 조업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건을 붙이도록 한 구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2014. 1. 23. 해양수산부령 제66호로 개정되고, 2023. 2. 3. 해양수산부령 제581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3조 본문 [별표 8] 제1호 가목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기각]

이에 대하여는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재판관 이은애의 반대의견이 있다.

 

□ 사건개요

○ 청구인들은 2021. 3. 9. 어선 ‘○○호’에 대하여 부산광역시장으로부터 2021. 3. 9. ~ 2022. 12. 31.의 기간에 대해 대형트롤어업의 허가를 받은 어업인들이다. 그 어업의 종류는 근해트롤어업, 조업구역은 전국 근해, 어업의 시기는 연중 제한이 없는데,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 조업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제한 조건이 부과되어 있다.

○ 청구인들은 위와 같은 제한 조건의 부과근거인 구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 제13조 본문 [별표 8] 제1호 가목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1. 5.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2014. 1. 23. 해양수산부령 제66호로 개정되고, 2023. 2. 3. 해양수산부령 제581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3조 본문 [별표 8] 제1호 가목(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구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2014. 1. 23. 해양수산부령 제66호로 개정되고, 2023. 2. 3. 해양수산부령 제581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3조(허가의 제한 및 조건) 법 제43조 제1항에 따른 어업허가의 제한과 어업허가에 붙이는 조건은 별표 8과 같다. 다만, 해양수산부장관, 시 ·도지사 또는 시장 ·군수 ·구청장은 외국과의 어업협력이나 법 제43조 제2항에 따른 조정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그 제한 및 허가조건을 따로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

[별표 8] 어업허가의 제한 및 조건(제13조 본문 관련)

1. 근해어업

가. 대형트롤어업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 조업하여서는 아니 된다.

 

□ 결정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 이유의 요지

1.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 구 수산업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22. 1. 11. 법률 제1875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1항은 “행정관청은 제41조 및 제42조에 따른 어업허가를 처분하는 경우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한 연근해어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과 어업의 종류 및 어선의 규모별로 조업구역, 어구 ·어법, 어구의 규모 및 표지부착 등 허가의 제한 또는 조건을 붙여 허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2022. 1. 11. 법률 제18755호로 전부개정된 수산업법 제44조 제1항 또한 동일한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 심판대상조항은 위 구 수산업법 제41조 제1항의 위임에 따라 대형트롤어업의 어업허가 시 붙여야 할 조업구역에 관한 조건을 해양수산부령으로 규정한 것이므로, 법률상 근거가 있다.

○ 구 수산업법 시행령(2013. 12. 17. 대통령령 제25014호로 개정되고, 2023. 1. 10. 대통령령 제3322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1항 본문은 ‘근해어업의 조업구역과 허가정수는 별표 3과 같다’고 규정하고 [별표 3]은 대형트롤어업의 조업구역을 ‘전국 근해’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위 조항이 반드시 전국 근해에서 아무런 제한 없이 대형트롤어업 허가를 하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위 조항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 심판대상조항은 수산자원을 보호하는 한편, 다른 어업과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 심판대상조항은 대형트롤어업의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을 금지함으로써 동해안에서 어업을 영위하고 있는 어업인과의 갈등을 방지하는 한편, 살오징어 생산량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남획의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그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 어족자원 보호와 어민들의 생존권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가장 실효성 있는 조업구역, 어획 강도 및 조업방식 등에 관한 방안을 선택하는 문제는 고도의 정책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에 해당한다. 특히 복합적·다층적 성질을 지니는 어업규제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그 규제의 적절성은 국내어업에 대한 전체적인 규율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어업 규율에 관한 행정청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

○ 수산자원의 감소는 기후변화나 외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같은 환경적·국제적 요인과 함께, 수산물의 남획과 같은 국내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동해안에서의 대형트롤어업이 수산자원 감소 원인에서 차지하는 구체적인 비중을 명확히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대형트롤어업의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을 금지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 근래 대형트롤어업의 채산성 하락에는 인건비 상승 및 유가변동에 따른 연료비 상승을 비롯한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였으므로, 단순히 심판대상조항에서만 그 원인을 찾기는 어렵다. 특히 동해에서 살오징어를 주로 포획하는 다른 근해어업의 채산성 통계까지 함께 살펴보면 전국 근해에서의 살오징어의 자원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조업구역 제한을 대형트롤어업의 어획량 감소의 절대적 원인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 연안어업인의 생계유지에 있어서 대형트롤어업의 동경 128도 이동수역 조업허가가 미칠 영향이 없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대형트롤어업은 선복량(총톤수) 한계가 140톤으로 어구 전개판을 장착한 어선이 능동적으로 어구를 끌면서 수산동물을 포획하는 기술집약적이고 현대화된 어업으로, 타 어업에 비하여 어업규모와 어획강도가 월등한 편에 속하는 어업방식이다. 또한 살오징어는 동해안이 주 회유경로인데, 어획강도가 높은 대형트롤어업이 이를 과도하게 어획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영세한 동해안 어업인들의 생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동해안 어업인 등은 자원보호, 어업조정 등을 이유로 대형트롤어업의 동경 128도 이동수역 조업허가를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연안어업이나 근해채낚기어업 등 다른 어업과의 상생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심판대상조항을 유지하기로 하는 행정청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 총허용어획량 제도만으로는 수산자원의 보호나 감소된 수산자원의 회복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다. 법익의 균형성

○ 청구인들이 영위하는 대형트롤어업이 근래 급변하는 어장환경 등으로 인하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여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대형트롤어업 자체를 영위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닌 점, 대형트롤어업의 어획량 감소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어서 반드시 심판대상조항에만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청구인들이 입는 불이익이 수산자원 보호나 국내 어업의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다.

라. 소결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다.

 

□ 반대의견(재판관 이은애)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 법정의견에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 수산업은 일시다획성, 계절집중성, 자연재해에의 취약성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은 산업이며, 계획생산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해양생태계와 수산업의 특성으로 이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법률은 다른 법률에 비하여 상황변화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탄력성을 요구한다. 수산업법 및 수산자원관리법은 어업규제에 관한 다수의 사항을 행정입법에 위임하고 있다. 이는 해양생태계의 유동성을 비롯하여 수산업의 전반적인 상황, 각 어업의 특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행정기관이 전문적 판단하에 시의적절하게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대형트롤어업의 지속적 채산성 감소, 살오징어의 전체적인 생산량 및 생산비중의 급감, 대형트롤어업에 적용되는 총허용어획량의 낮은 소진율, 전(全) 지구적인 기후변화 등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살오징어를 비롯한 국내 수산자원의 감소는 단순히 국내 어업인의 남획만으로 탓하기 어려우며, 이미 국내 수산업은 해양생태계의 변화에 따라 구조적·체계적 차원의 어장 개편 문제에 봉착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해양생태계와 수산업 상황 등의 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행정입법재량을 부여받은 해양수산부장관으로서는 주어진 재량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국내 어업을 보호?육성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형트롤어업에 관한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금지는 1976년 수산청 훈령으로 규정된 이래 약 48년간 유지되어 대형트롤어업의 존립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 동해의 연안어업인이 살오징어 어획량에 의존하는 비중, 그것이 연근해어업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살펴볼 때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행위 일체를 금지하여야 할 만큼 대형트롤어업이 연안어업에 중대한 피해를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다른 근해어업인 동해구중형트롤어업, 근해채낚기어업의 경우 그 어선의 규모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영세한 어업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2022년 기준 통계를 기준으로 동해구중형트롤어업의 어선 1톤당 어획량이 오히려 대형트롤어업보다 많고, 근해채낚기어업의 어획량도 대형트롤어업의 어획량과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대형트롤어업의 어획강도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 수산자원관리법령은 이미 대형트롤어업에 대해 광범위한 조업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있으므로,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을 허용하더라도 대형트롤어업의 조업이 가능해지는 수역은 대체로 동해 방면 한일중간수역에 해당한다. 그런데 일본 수산청 자료에 따르면 동해 방면 한일중간수역이 일부 포함된 조업구역에서 다수의 대형 저인망어선이 허가를 받아 어업을 하고 있고, 일본의 어업 관계 법령상 이들 저인망어선에는 트롤어선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만 한일중간수역에서까지 대형트롤어업을 금지하는 것은 그 실효성이 불분명하다.

○ 대형트롤어선의 남획 가능성 문제는 총허용어획량의 조정, 단속의 인적·물적 자본의 확충 등을 통한 총허용어획량 제도의 실질화를 통해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은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에 대한 전면적 금지가 아닌 더 세밀한 조업금지구역을 설정하거나, 어업허가의 척수, 사용할 수 있는 어구, 어법, 어선의 규모, 조업시간, 포획?채취 체장 또는 체중 등의 제한을 통해서도 달성할 수 있다.

다. 법익의 균형성

○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수산자원의 보호 및 다른 어업과의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공익은 물론 중요하지만, 대형트롤어업이 급변하는 어장환경 등으로 인해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한 점, 심판대상조항은 구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어업에 관한 협정’(조약 제166호)이라는 역사적인 원인으로 말미암아 성립되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것으로서 이러한 상황의 방치는 대형트롤어업의 유지를 통한 국내 어업 전반의 장기적 발전에도 이롭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청구인들이 제한받는 사익이 위 공익보다 작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

○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

 

□ 결정의 의의

○ 이 사건은 대형트롤어업에 대하여 동경 128도의 이동(以東: 어떤 지점을 기준으로 하여 그 동쪽)수역에 대하여 조업을 금지하는 것이 대형트롤어업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최초로 판단한 사건이다.

○ 연혁적으로 보았을 때, 대형트롤어업에 대하여 128도 이동수역에서 조업을 금지하도록 하는 규정은 1976. 11. 10. 수산청 훈령 제256호로 제정된 ‘연근해어업에 관한 허가사무 취급요령’에서 찾을 수 있고, 같은 내용의 규제가 이어져 현재는 수산업법 시행규칙 제48조 본문 [별표 11] 제1호 가목에 규정되어 있다. 이 사건은 수산업법 시행규칙이 제정되기 전 심판청구가 이루어져 대형트롤어업에 대한 동경 128도 이동수역 조업금지를 규정한 구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 조항이 심판대상이 되었다.

○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금지는 현재는 실효된 구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어업에 관한 협정’(조약 제166호)의 이행을 비롯하여 다른 어업과의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목적을 지니고 도입되었다고 설명되는데, 현재 일본과의 어업관계를 규율하는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어업에 관한 협정’(조약 제1477호)에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금지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것이 타당한지 여부를 둘러싸고 수산업계 내에서 많은 논란과 분쟁이 있었다.

○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이 수산자원의 보호와 다른 어업과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서 구 수산업법에 위임의 근거가 있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제한을 대형트롤어업의 채산성 감소의 절대적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점, 연안어업이나 근해채낚기어업 등 다른 어업과의 상생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 이에 대해서는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대형트롤어업을 영위하는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재판관 1인의 반대의견이 있다. 반대의견은, 기후변화의 영향 등에 따라 해양생태계가 변화함으로 인해 국내 수산업이 구조적·체계적 차원의 어장 개편 문제에 봉착한 상황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이 적절한 행정입법재량을 행사하지 않고 대형트롤어업에 관하여 동경 128도 이동수역에서의 조업을 금지한 ‘연근해어업에 관한 허가사무 취급요령’의 내용을 수십 년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형트롤어업의 존립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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