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단체 가입을 타인에게 권유 또는 선동하는 자를 처벌하는‘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조항에 관한 위헌소원 사건>
헌법재판소는 2025. 1. 23.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테러단체 가입을 타인에게 권유하거나 선동하는 사람을 처벌하는‘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2016. 3. 3. 법률 제14071호로 제정된 것)’제17조 제3항 중 가입권유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 각하하고, 가입선동에 관한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벗어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각하, 합헌]
□ 사건개요
○ 청구인은 ○○ 국적으로 2007. 7. 8.경 국내 입국한 후 2014. 7. 22.경 난민인정은 불허되었으나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아 국내 체류 중인 사람이다.
○ 청구인은 ① 2015. 10. 25.경부터 2018. 6. 18.경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페이스북 계정에 국제연합이 지정한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이하 ‘IS’라 한다)의 사상을 찬양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리고, 불상의 IS 대원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링크를 게시하는 방법으로 불특정 다수로 하여금 IS에 가입할 수 있도록 선동하고, ② 함께 일을 하던 알□□에게 IS 관련 동영상과 사진 및 청구인이 직접 소총을 들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IS에 대해 홍보하거나 협박하는 등의 방법으로 IS에 가입할 수 있도록 권유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국민보호와공공안전을위한테러방지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
○ 제1심 법원은 테러단체 가입 선동의 점에 대해서는 유죄, 테러단체 가입 권유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각 선고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18고단5068). 청구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자, 항소심 법원은 테러단체 가입 선동의 점과 테러단체 가입 권유의 점 전부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제1심 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여 테러단체 가입 선동의 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테러단체 가입 권유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18노4357). 이에 검사가 상고하자, 대법원은 테러단체 가입 선동의 점에 대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에 법리오해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테러단체 가입 권유의 점에 대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여, 항소심 판결 중 테러단체 가입 선동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테러단체 가입 권유의 점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19도11015).
○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제17조 제3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7. 12. 위 신청이 기각되자(인천지방법원 2019초기1678), 2019. 8. 12. 위 조항 중 ‘타인에게 가입을 권유 또는 선동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2016. 3. 3. 법률 제14071호로 제정된 것, 이하 연혁을 불문하고 ‘테러방지법’이라 한다) 제17조 제3항 중 가입 권유에 관한 부분(이하 ‘가입권유조항’이라 한다) 및 같은 항 중 가입 선동에 관한 부분(이하 ‘가입선동조항’이라 하고, 가입권유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2016. 3. 3. 법률 제14071호로 제정된 것)
제17조(테러단체 구성죄 등) ③ 테러단체 가입을 지원하거나 타인에게 가입을 권유 또는 선동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관련조항]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2016. 3. 3. 법률 제14071호로 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테러”란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 정부(외국 지방자치단체와 조약 또는 그 밖의 국제적인 협약에 따라 설립된 국제기구를 포함한다)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할 목적 또는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하는 다음 각 목의 행위를 말한다.(각 목 생략)
2. “테러단체”란 국제연합(UN)이 지정한 테러단체를 말한다.
4. “외국인테러전투원”이란 테러를 실행·계획·준비하거나 테러에 참가할 목적으로 국적국이 아닌 국가의 테러단체에 가입하거나 가입하기 위하여 이동 또는 이동을 시도하는 내국인·외국인을 말한다.
5. “테러자금”이란「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제2조 제1호에 따른 공중 등 협박목적을 위한 자금을 말한다.
제12조(테러선동·선전물 긴급 삭제 등 요청) ① 관계기관의 장은 테러를 선동·선전하는 글 또는 그림, 상징적 표현물,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폭발물 등 위험물 제조법 등이 인터넷이나 방송·신문, 게시판 등을 통해 유포될 경우 해당 기관의 장에게 긴급 삭제 또는 중단, 감독 등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협조를 요청받은 해당 기관의 장은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관계기관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제17조(테러단체 구성죄 등) ① 테러단체를 구성하거나 구성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수괴(首魁)는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2. 테러를 기획 또는 지휘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3. 타국의 외국인테러전투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징역
4. 그 밖의 사람은 3년 이상의 징역
② 테러자금임을 알면서도 자금을 조달·알선·보관하거나 그 취득 및 발생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등 테러단체를 지원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④ 제1항 및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⑥「형법」등 국내법에 죄로 규정된 행위가 제2조의 테러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법률에서 정한 형에 따라 처벌한다.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2020. 6. 9. 법률 제17466호로 개정된 것)
제17조(테러단체 구성죄 등) ⑤ 제1항 및 제2항에서 정한 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결정주문
1.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2016. 3. 3. 법률 제14071호로 제정된 것) 제17조 제3항 중 가입 권유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2.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2016. 3. 3. 법률 제14071호로 제정된 것) 제17조 제3항 중 가입 선동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가입권유조항에 대한 판단 - 각하
○ 당해 사건이 형사사건인 경우 청구인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헌법소원이 인용되더라도 재심을 청구할 수 없어, 청구인에 대한 무죄판결을 종국적으로 다툴 수 없게 되므로,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헌재 2019. 11. 28. 2017헌바504등 참조).
○ 형사사건인 당해사건 판결 중 테러단체 가입 권유의 점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으므로, 테러방지법 제17조 제3항 중 ‘가입 권유’에 관한 부분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
□ 가입선동조항에 대한 판단 · 합헌
●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 가입선동조항은 타인에게 테러단체 가입을 선동한 행위를 구성요건으로 하는데, 여기서 ‘테러단체’는 국제연합이 지정한 테러단체를 의미하므로(테러방지법 제2조 제2호) 테러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는 단체의 가입을 선동하는 행위는 테러단체 가입 선동에 해당하지 않는다. ‘선동’의 사전적 의미는 타인을 부추겨 어떤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것으로, 가입선동조항이 금지하는 테러단체 가입 선동이란 피선동자의 테러단체 가입이 실행되는 것을 목표로 하여 피선동자에게 테러단체 가입을 결의·실행하도록 하는 일체의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 대법원 역시 테러단체 가입 선동을 ‘피선동자의 테러단체 가입이 실행되는 것을 목표로 하여 피선동자에게 테러단체 가입을 결의·실행하도록 충동하고 격려하는 일체의 행위’로 해석하면서, 테러 또는 테러단체와 관련한 특정한 정치적 사상이나 추상적인 원리를 옹호하거나 교시하는 것에 그치는 행위 또는 테러단체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동조하는 행위만으로는 테러단체 가입 선동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나아가 어떠한 표현이 테러단체 가입 선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표현의 객관적 내용뿐만 아니라 표현의 경위와 배경 및 상황, 표현의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 표현방법 및 표현이 전달되는 수단과 방법, 기간을 함께 심리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특히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하여 게시된 표현의 경우 위 판단기준에 더하여 관련 게시물의 수, 게시기간, 불특정한 대상에 대한 노출 정도나 빈도와 아울러 ‘특정한 테러단체’의 인식가능성 및 그 테러단체의 인지도, 테러단체 구성원들의 인적관계와 행동 양태, 구성원들이 테러를 수행하는 방식과 발전과정, 구성원들의 모집방식, 그리고 선동자의 경력과 지위도 모두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가입 선동에 대한 객관적 해석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대법원 2024. 9. 27. 선고 2019도11015 판결 참조).
○ 가입선동조항은 선동의 수단이나 방법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음이 문언상 명백하므로, 말이나 글로 이루어진 언어적 표현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동영상 등 비언어적 표현 역시 선동의 수단에 포함될 수 있고, 강력한 파급력·영향력과 동시에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역시 선동의 수단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대법원 2024. 9. 27. 선고 2019도11015 판결 참조).
○ 가입선동조항의 주체는 테러단체 구성 혹은 가입과는 별개로 테러단체의 외부에 존재하는 사람까지를 포함하고 그 외 별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고, 불특정 다수나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도 선동의 객체에 포함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
○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가입선동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과잉금지원칙의 위반 여부
○ 가입선동조항의 목적은 테러단체에 의한 테러의 실행 또는 실행의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하여 테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 및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제1조 참조). 테러단체 가입을 선동하는 행위를 독립적인 구성요건으로 규정하여 처벌할 경우 테러단체의 확장·증대를 방지함으로써 테러단체에 의한 테러의 실행 또는 실행의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 외부에서 테러단체의 인적 확장·증대에 기여하는 행위에 대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점, 테러단체의 가입을 선동하는 행위에 한정하여 처벌하고 있는 점, 피선동자에게 테러단체 가입의 결의를 유발하거나 증대시킬‘위험성’을 요구하는 점, 징역형 처벌이 과중하거나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
○ 테러의 실행 또는 실행의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하여 테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 및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공익은 중대하다. 반면 가입선동조항은 피선동자에게 테러단체 가입의 결의를 유발하거나 증대시킬 위험성이 인정되는 표현행위만을 규율하므로, 가입선동조항으로 인하여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 결정의 의의
○ 헌법재판소는 가입권유조항에 대하여는 해당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이 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되었기 때문에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적법 각하하였다.
○ 가입선동조항과 관련하여, ① 관련 조항의 체계적 해석과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하면 명확히 해석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고, ② 그 조항의 내용이 명확성의 원칙을 침해하지 않고 처벌의 정도도 과중하지 아니하여 결국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합헌으로 결정하였다.
○ 위 결정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