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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헌마282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 위헌확인 자녀의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제한하는 규정에 관한 위헌확인 사건

종국일자 : 2026. 4. 29. /종국결과 : 기각

자녀의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제한하는 규정에 관한 위헌확인 사건

[2023헌마282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 위헌확인]

 

 

헌법재판소는 2026년 4월 29일 재판관 5:4의 의견으로, 출생신고 시 자녀의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제한하고 있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 중 ‘통상 사용되는 한자’ 부분 및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제37조 제1항 제2호, 제2항이 청구인의 자녀의 이름을 지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기각]

이에 대하여는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부모의 자녀 이름을 지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재판관 4인(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마은혁, 재판관 오영준)의 반대의견이 있다.

 

 

 

□ 사건개요

○ 청구인은 딸의 이름을 ‘래○(○)’로 정하여 출생신고를 하였으나, 담당공무원은 위 이름의 한자 중 ‘래()’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 제37조 제1항, 제2항에서 정한 ‘통상 사용되는 한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규칙 제37조 제3항에 따라 가족관계등록부에 출생자 이름을 한글로만 ‘래○’라고 기록하였다.

○ 청구인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 중 출생신고 시 자녀의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의 범위를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제한하고 있는 부분이 청구인의 자녀의 이름을 지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3. 2.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제정된 것) 제44조 제3항 중 ‘통상 사용되는 한자’에 관한 부분,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2007. 11. 28. 대법원규칙 제2119호로 제정된 것) 제37조 제1항 제2호, 제2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제정된 것)

제44조(출생신고의 기재사항) ③ 자녀의 이름에는 한글 또는 통상 사용되는 한자를 사용하여야 한다. 통상 사용되는 한자의 범위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2007. 11. 28. 대법원규칙 제2119호로 제정된 것)

제37조(인명용 한자의 범위) ① 법 제44조 제3항에 따른 한자의 범위는 다음과 같이 한다.

2. 별표 1에 기재된 한자. 다만, 제1호의 기초한자가 변경된 경우에, 그 기초한자에서 제외된 한자는 별표 1에 추가된 것으로 보고, 그 기초한자에 새로 편입된 한자 중 별표 1의 한자와 중복되는 한자는 별표 1에서 삭제된 것으로 본다.

② 제1항의 한자에 대한 동자(同字)·속자(俗字)·약자(略字)는 별표 2에 기재된 것만 사용할 수 있다.

 

□ 결정주문

○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 이유의 요지

● 헌법재판소의 선례

○ 헌법재판소는 2016. 7. 28. 2015헌마964 결정(이하 ‘이 사건 선례’라 한다)에서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합헌 결정을 하였다.

● 선례 변경의 필요성

○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는 자녀의 이름은 자녀가 사회적 생활관계를 형성하여 나가는 기초가 되므로, 우리 사회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실제로 읽고 사용하는 문자로 등록될 필요가 있다. 특히 한자는 그 숫자가 방대하고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특징이 있어, 가족관계등록 전산시스템에 한자 이름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통상 사용되는 한자’의 범위를 미리 확인하여 정해 둘 필요가 있다.

○ 대법원은 수년마다 대법원규칙 개정을 통하여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이하 ‘인명용 한자’라 한다)의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 사건 선례 이후로 인명용 한자는 3차례나 더 개정되면서 1,000여 자 넘게 증가하여 현재 9,389자에 이른다. 이는 한자를 공식 문자로 지정하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의 인명용 한자의 수나, 국제 표준 문자부호 체계인 유니코드나 국내 표준인 한국산업표준규격 코드에 자형과 한국어 음가 정보가 모두 등록되어 있는 한자의 수보다 많다.

○ 개명이나 출생신고 추후보완신고 절차를 통하여 추가로 선정된 인명용 한자를 이름으로 등록하는 구제 수단도 존재하며,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자녀의 이름 한자 중 통상 사용되지 아니하는 것은 공적 장부에 등록할 수 없게 되더라도, 부모는 여전히 자신이 원하는 한자로 자녀의 이름을 지어 사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는 크지 않다.

○ 오늘날 한자 이름의 신분 식별 기능이 현저히 약화되고, 국민의 문자생활 전반에서 한자의 비중과 중요도가 현격하게 낮아진 시대적 변화는 한자 이름을 가족관계등록부에 병기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 사회공동체에서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가족관계등록부의 이름에 사용되는 한자를 제한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거나 없어졌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 결국 이 사건 선례의 결정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선례와 달리 판단할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선례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 재판관 4인의 반대의견(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마은혁, 재판관 오영준)

 부모가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의 헌법적 의미

○ 이름은 개인의 정체성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를 결정하고 사용하는 당사자의 의사가 존중될 필요성이 크다. 부모가 자녀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행위는 자녀의 인격 형성 뿐 아니라, 자녀를 가족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출발점으로서 가족생활 형성에서도 고유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한자를 활용한 이름짓기는 전통 유산으로서 특별한 사회문화적 함의를 가져왔다. 따라서 자녀의 복리에 반하지 않는 한 부모는 원칙적으로 자녀의 이름에 원하는 한자를 자유로이 사용할 권리가 있다.

○ 한편 이름에 관한 권리는 그 주체가 속한 사회 공동체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받고 이를 토대로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갈 권리와 불가분 내지 동치의 관계에 있으므로, 이름을 짓더라도 그 이름을 국가가 관리하는 공적 장부에 기재하지 못한다면 이름의 사회적 기능은 온전히 발현될 수 없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 어떠한 법률이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정도 내지 기본권을 제한하는 정도는 사회적 인식이나 문화적 여건, 과학기술의 발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해당 법률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사후적으로 헌법적 정당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자연히 생겨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헌법재판은 현 시점에서 기본권 제한입법의 정당성을 재검토하고, 그 정당성이 실효된 경우에 개정의 길을 터 줌으로써 헌법의 이념들이 하위 규범을 통하여 막힘없이 실현되도록 보장하는 데서도 의의를 가진다.

○ 심판대상조항이 1990년 우리 호적제도에 처음 도입될 당시에는 한자가 개인의 식별과 법률관계 형성에 일정한 역할을 하였으며, 행정업무 체계가 전산화되기 이전이었으므로, 이름의 한자를 제한할 필요성이 존재하였을 수 있다.

○ 그러나 성명의 한자가 개인의 동일성 식별을 위하여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극히 드문 시점에서 어려운 한자를 이름에 등록할 수 없도록 한다고 하여, 일반 국민의 편의 증진 내지 안정적인 법률관계 형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 또한 현재 행정업무 체계가 대부분 전산화되어 전자문서가 보편화되었고, 유니코드 등 국내외 표준에 수록된 한자 중에서 국내 연구기관에 의하여 한국어 음가가 정리된 한자의 수나, 국내 전산시스템에서 입출력할 수 있는 한자의 수가 수 만 자에 이른다. 그렇다면 적어도 자형과 음가 정보가 확정되어 전산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한자라면 이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이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기준이나 범위를 확정하는 위원회를 두는 등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대폭 늘리는 것이 입법, 행정기술상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 장래 인명용 한자가 개정될 수 있다는 추상적인 개연성만으로 현재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 상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며, 일반 국민으로서는 어떠한 한자가 ‘통상 사용되는 한자’에 해당하여 인명용 한자로 선정될 것인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워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기본권 제한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를 침해한다.

 

□ 결정의 의의

○ 이 결정은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하는 자녀의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의 범위를 제한하는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 헌재 2016. 7. 28. 2015헌마964 결정의 판시를 유지한 사건이다.

○ 헌법재판소는 인명용 한자의 확대 추세나 한자 사용 비중의 변화는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이름에 등록되는 한자를 제한할 필요성을 약화시키는 근거로 볼 수 없고, 통상 사용되지 아니하는 한자라 하더라도 사적 영역에서 그 사용이 허용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재판관 5:4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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