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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헌마255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등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에 관한 입법부작위 사건

종국일자 : 2026. 8. 27. /종국결과 : 인용(위헌확인),각하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에 관한 입법부작위 사건

[2022헌마255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등]

 

 

헌법재판소는 2026. 8. 27.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에 관하여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는 위헌임을 확인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위헌확인]

다만, 청구인들 중 아버지인 청구인의 위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와, 청구인들(아버지와 그 자녀인 아동)의 교육기본법 제1조, 제2조, 제3조, 제4조 제1항, 제8조 제2항 중 각 ‘국민’ 부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각하하였다. [각하]

 

□ 사건개요

○ 청구인 [A](이하 ‘청구인 부’라 한다)는 베트남 국적으로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을 받아 2008. 10. 7. 대한민국에 입국하였으나 대한민국 체류 중 체류기간을 도과하여 현재는 미등록 상태에 있는 외국인이다. 청구외 [C]는 베트남 국적으로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을 받아 2008. 6. 1. 대한민국에 입국하였으나 대한민국 체류 중 체류기간을 도과하여 현재는 미등록 상태에 있는 외국인이다. 청구외 [C]는 청구인 부와의 사이에 임신하여 2019. 4. 9. 대한민국에서 청구인 [B](이하 ‘청구인 아동’이라 한다)를 출산하였다. 청구인 아동은 출생 후 대한민국법에 따라 출생등록을 하지 못하였고, 2020. 3. 6. 베트남법에 따라 출생등록되었다.

○ 청구인들은, 국내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출생신고에 관하여 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와, 교육기본법 제1조, 제2조, 제3조, 제4조 제1항, 제8조 제2항 중 각 ‘국민’ 부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2. 2. 2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에 관하여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이하 ‘이 사건 입법부작위’라 한다), 교육기본법(2007. 12. 21. 법률 제8705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2조, 제3조, 제4조 제1항, 제8조 제2항 중 각 ‘국민’ 부분(이하 모두 합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2013. 10. 30. 대통령령 제24810호로 개정된 것) 제19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시행령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들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 교육기본법(2007. 12. 21. 법률 제8705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교육에 관한 국민의 권리·의무 및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교육제도와 그 운영에 관한 기본적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교육이념)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학습권)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진다.

제4조(교육의 기회균등 등) ①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제8조(의무교육) ② 모든 국민은 제1항에 따른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2013. 10. 30. 대통령령 제24810호로 개정된 것)

제19조(귀국 학생 및 다문화학생 등의 입학 및 전학) ② 제1항의 신청을 받은 초등학교의 장은 「전자정부법」 제36조 제1항에 따른 행정정보의 공동이용을 통하여 「출입국관리법」 제88조에 따른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 또는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의 내용을 확인하여야 한다. 다만, 귀국학생등의 보호자가 그 확인에 동의하지 않을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서류를 첨부하게 하여야 한다.

1. 출입국에 관한 사실이나 외국인등록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2. 임대차계약서, 거주사실에 대한 인우보증서 등 거주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 결정주문

○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에 관하여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는 위헌임을 확인한다.

○ 청구인 [A]의 심판청구 및 청구인 [B]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 이유의 요지

[이 사건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

1. 청구인 아동의 심판청구

○ 입법의무의 존재

-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는 ‘출생 후 아동이 보호를 받을 수 있을 최대한 빠른 시점’에 아동의 출생과 관련된 기본적 정보를 국가가 관리할 수 있도록 등록할 권리로서, 아동이 사람으로서 인격을 자유로이 발현하고 부모와 가족 등의 보호 하에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헌법에 명시되지 아니한 독자적 기본권이다. 이는 일반적 인격권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로, 해당 아동이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 여부에 따라 그 보장 여부를 달리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동이 어떠한 이유로든 출생등록으로부터 배제되어 우리나라에서 서류상 그 존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상대적으로 학대당하거나 유기되기 쉽고, 다른 범죄에 노출되더라도 그 신분이 드러나지 않아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적을 떠나 모든 아동은 그 자체로 소중한 생명이자 독자적인 인격체이고, 나아가 아동은 자신이 태어나는 장소나 나라, 부모를 선택할 수도 없으므로, 아동이 태어난 즉시 출생지 관할 국가가 그 존재를 공식적으로 기록해 주는 것은 아동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이다.

- 이러한 관점에서, 누구든지 자신이 출생한 지역의 관할 국가에 의하여 출생사실이 공적으로 기록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의 발급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헌법해석상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도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지며, 국적이나 체류자격 및 본국에서의 출생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이 가능하도록 그 권리의 구체적 내용을 형성하여야 할 국가의 입법의무가 존재한다.

○ 입법의무의 불이행의 존재

- 우리나라에 가족관계등록부와 외국인등록제도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입법자가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에 대하여 국적이나 체류자격 및 본국에서의 출생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출생등록제를 입법화(=입법의무의 이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우리나라 국민의 출생신고는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를 통해 그 등록과 증명이 이루어지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대한민국 국민만 신분등록이 가능하다.

-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등록제도는 외국인의 입·출국과 체류 관리 목적으로 운용되는 것인데, 외국인 부모가 출산한 자녀의 경우 대한민국에 외국인등록을 하기 전에 대사관을 통해 본국에 출생등록을 하고 국적을 확인받아야 하므로 출생과 외국인등록시까지 시간적 간격이 있을 수밖에 없어 이 제도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 뿐 아니라 본국법에 따른 신분등록이 어려운 외국인 자녀나, 부모가 체류자격을 갖지 못한 미등록 외국인의 자녀는 외국인등록을 할 수 없는 사정 등에 비추어 이 제도가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제도로서 기능한다고 보기 어렵다.

○ 입법부작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의 부존재

- 우리나라가 국적에 대한 속인주의(혈통주의)를 취하고 있는데, 이른바 ‘보편적 출생등록제’를 도입하게 되면 국적취득에 관한 속지주의(출생지주의)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불법체류자들의 체류를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른바 ‘보편적 출생등록제’가 곧 외국인 아동에게 국적이나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며, 외국 입법례를 살펴보더라도 자국의 신분등록제도를 외국인에게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 출생등록제도가 없더라도 외국인 아동에 대한 의료 및 교육 등의 혜택이 개별 분야에서 제공될 수 있어 보편적 출생등록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보편적 출생등록제는 외국인 아동의 존재사실 등을 국내에서 확인해주고 체계적으로 아동을 위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하는 시작점을 마련하는 데에 직접적인 의미가 있으므로, 그 자체로 고유한 의미가 있다.

- 외국인 아동이 본국에 출생등록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국적, 체류자격 등 아동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유로 그 아동이 우리 사회에서 공적으로 그 존재를 증명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시작점에도 설 수 없게 된다.

-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이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1991년 이를 비준하였으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우리나라에 몇 차례에 걸쳐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었다. 또한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출생등록의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영아의 살해·유기 사건이 문제된 바도 있다. 이에 비추어보면, 외국인 아동에 대한 출생등록제도의 공백은 최근에야 비로소 제기된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어 온 사회적 문제이자 제도적 사각지대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입법자가 이 사건 입법부작위와 관련하여 현재까지 입법의무를 여전히 미루고 있는 것은 그 정당성을 더욱 인정받기 어렵다.

○ 이를 종합하면, 입법자의 입법의무 불이행을 정당화할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입법부작위는 청구인 아동의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 아울러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를 단지 법적으로만 허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류자격의 결여 등이 출생등록에 저해되거나 출입국관리법 등 위반 관련 단속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장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외국인 부모가 아동의 출생등록을 위한 행정절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현실적 여건도 함께 갖추어야 함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2. 청구인 부의 심판청구 부분

○ 청구인들은 이 사건 입법부작위로 인하여 청구인 아동의 권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할 뿐 청구인 부의 기본권이 어떻게 침해되는지에 관하여는 기본권침해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주장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아버지인 청구인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

○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정의규정 또는 선언규정에 해당하여 그 자체에 의해서는 기본권침해가 발생할 수 없고,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문제점은 별도의 법령조항에 의한 것이거나 법령조항의 집행행위로 인해 발생할 뿐이므로 이에 대한 심판청구는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외국인의 입학을 제한하는 조항이 아니며, 오히려 미등록 외국인 아동도 입학 및 전학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으로, 이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다.

 

□ 결정의 의의

○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 설립 이래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를 인용하여 위헌확인한 두 번째 결정이다.

- 넓은 의미의 입법부작위에는, 입법자가 헌법상 입법의무가 있는 어떤 사항에 관하여 전혀 입법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입법행위의 흠결이 있는 경우(입법권의 불행사)와, 입법자가 어떤 사항에 관하여 입법은 하였으나 그 입법의 내용·범위·절차 등이 당해 사항을 불완전, 불충분 또는 불공정하게 규율함으로써 입법행위의 결함이 있는 경우(결함이 있는 입법권의 행사)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전자를 진정입법부작위, 후자를 부진정입법부작위라고 부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외국인 아동의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에 관하여 입법자가 전혀 입법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입법행위의 흠결이 있는, 진정입법부작위의 경우에 해당한다.

- 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한 선례는 몇 차례 있었으나, 그동안 국회의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해 위헌확인에 이른 선례는 헌재 1994. 12. 29. 89헌마2 결정이 유일했다. 참고로 해당 선례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사설철도회사 재산이 수용되고 그 근거가 된 군정법령에 따른 보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은 단계에서 ‘조선철도의 통일폐지 법률’에 의하여 군정법령을 폐지한 후 상당 기간이 지나도록 그 보상에 관한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고 결정하였다.

- 이번 사건은 헌법재판소가 그로부터 약 30년 만에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를 인용하여 위헌확인을 한, 두 번째 사건에 해당한다.

○ 헌법재판소는 헌재 2023. 3. 23. 2021헌마975 결정에서,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가 헌법에 명시되지는 아니한, 독자적 기본권으로 인정된다고 이미 판단한 바 있다.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아동이 대한민국 국민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헌법해석상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도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진다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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