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ㆍ해태 형사처벌에 관한 사건
[2022헌바79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위헌소원]
헌법재판소는 2026년 8월 2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합헌]
□ 사건개요
○ 청구인 황○○은 2017. 4.부터 2017. 8.까지 총 11회에 걸쳐 □□노동조합 △△지부 ◇◇지회로부터 교섭요청을 받았음에도 각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고, 청구인들은 공모하여 2018. 5.부터 2019. 11.까지 □□노동조합으로부터 임금 등에 관한 단체협약에 대하여 교섭하자는 요구를 받고도 종전 교섭 과정에서 미합의된 부분에 대해서만 협의를 진행하겠다며 위 노동조합이 제출한 단체협약 수정안에 대한 협의를 거부함으로써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해태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 청구인들은 위 사건 계속 중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또는 해태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한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를 위반한 경우’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자, 2022. 3. 3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벌칙) 제44조 제2항, 제69조 제4항, 제77조 또는 제81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조항]
▣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3.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
제89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85조 제3항(제29조의4 제4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라 확정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자
□ 결정주문
○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이유의 요지
○ 심판대상조항은 단체교섭의 성립을 어렵게 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제재하여 단체교섭이 지나치게 장기간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고, 궁극적으로는 근로자의 헌법상 단체교섭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데 입법목적이 있다. 이와 같은 입법목적과 문언, 관련 판례, 수범자인 사용자의 특성 등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하는 ‘해태’란 사용자가 형식상으로만 단체교섭에 응하면서 성실하게 임하지 않거나 노동조합의 요구에 장기간 응하지 아니하여 교섭을 지연하는 행위 등과 같이 단체교섭의 거부에 준하는 정도로 단체교섭 성립을 어렵게 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란 단체교섭의 주체, 대상, 방법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가 단체교섭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나아가 구체적 사안에서 어떠한 행위가 단체교섭의 해태에 해당하는지 및 단체교섭의 해태나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하여 충분히 그 의미가 분명해 질 수 있고, 단체교섭과 관련된 분쟁의 태양을 입법자가 사전에 모두 헤아려 세세하게 규정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성요건은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내지 해태 행위 그 자체인 반면, 노동조합법 제89조 제2호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성요건은 사용자의 구제명령에 따른 의무 불이행 행위이다. 양자는 제재의 대상이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를 달리하고, 보호법익이나 목적에서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 심판대상조항은 노사 간 자율적인 단체교섭의 기반을 마련하고 사용자에 의하여 단체교섭이 지나치게 장기간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의 거부나 해태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형사처벌제도는 노동위원회에 의한 구제명령만으로는 단체교섭 거부나 해태의 예방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던 현실에 대한 개선책으로서 부활한 것으로서 그 필요성이 인정되며, 단체교섭의 거부나 해태에 대한 민사상 구제수단에 의하여 형벌에 이르는 수준의 예방이나 위하효과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으로 벌금형을 선택적으로 규정하고 벌금형과 징역형 각각에 하한을 두지 아니하여, 법관이 구체적 사안에서 행위자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단체교섭의 거부나 해태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정하면서 그 법정형으로 벌금형 외에 징역형까지 둔 것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 심판대상조항이 사용자에 의한 단체교섭의 거부 또는 해태만을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면서 노동조합의 이러한 행위는 처벌의 대상으로 삼지 않은 것은, 근로자의 권리가 사용자의 불성실한 단체교섭 태도로 인하여 약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용자와 노동조합 간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 결정의 의의
○ 이 결정은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나 해태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 헌법재판소는 2002. 12. 18. 2002헌바12 결정에서 사용자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 거부 혹은 해태를 금지하는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가 계약의 자유, 기업활동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 평등원칙에도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나 위 금지조항에 대한 형사처벌조항의 위헌성은 정면으로 다루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은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혹은 해태에 대한 처벌조항의 위헌성에 관하여 최초로 판단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