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으로부터의 미승인 물품 반입 처벌 사건
[2022헌바132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헌법재판소는 2026년 9월 17일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반입하려면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승인 없이 반입을 하면 처벌하도록 한‘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전문 중 물품 반입에 관한 부분, 제27조 제1항 제3호 중 제13조 제1항 전문 가운데 물품 반입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합헌]
이에 대하여는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반입하는 사람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재판관 정계선의 반대의견이 있다.
□ 사건개요
○ 청구인은 언론인으로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하여 북한에서 구입한 서적 19점 등 북한 물품 총 146점을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직접 반입하였다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위반 사실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 청구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그 소송 계속 중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반입하려면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승인 없이 반입을 하면 처벌하도록 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하 ‘남북교류협력법’이라 한다) 제13조 제1항 및 제27조 제1항 제3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제청신청이 기각되자, 2022. 6.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2009. 1. 30. 법률 제9357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1항 전문 중 물품 반입에 관한 부분,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2014. 3. 11. 법률 제12396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1항 제3호 중 제13조 제1항 전문 가운데 물품 반입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2009. 1. 30. 법률 제9357호로 개정된 것)
제13조(반출·반입의 승인) ① 물품등을 반출하거나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물품등의 품목, 거래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하여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을 받은 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내용을 변경할 때에도 또한 같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2014. 3. 11. 법률 제12396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13조 제1항에 따른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물품등을 반출하거나 반입한 자
□ 결정주문
○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2009. 1. 30. 법률 제9357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1항 전문 중 물품 반입에 관한 부분,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2014. 3. 11. 법률 제12396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1항 제3호 중 제13조 제1항 전문 가운데 물품 반입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이유의 요지
● 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 여부 (소극)
○ 심판대상조항은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물품을 반입하게 함으로써 대북한 교역이 정책에 따라 일정한 기준 아래 종합적, 체계적, 안정적으로 수행되도록 하고, 남한과 북한 사이의 물품의 반입 업무를 통일부로 일원화하여 국민편익을 도모하며, 각종 남북교류협력이 정책과의 일관성을 유지한 채 원활히 추진되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 심판대상조항은 물품의 무분별한 반입을 방지하고 일정한 기준에 따라 종합적, 체계적, 안정적으로 남북교류협력이 이루어지도록 할 수 있어 입법목적의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인정되므로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 규정은 포괄적 승인대상 물품이나 금지 물품이 아닌 물품을, 승인받아 반입하도록 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여행자가 휴대할 필요가 있는 물품이나 통상적인 기념품 등은, 포괄적으로 승인할 수 있다. 그리고 포괄적 승인대상이 아니더라도 여행자는 남한으로 돌아온 뒤 물품 반입 승인을 받아, 나중에 물품을 반입할 수 있다.
○ 어떠한 법규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형벌을 과할 것인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입법권자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문제이다. 북한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사람이 미리 계획하지 않은 물품을 취득한 경우더라도 승인 없이 임의로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반입하는 경우에 이를 사후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남북한 사이의 민감하고 특수한 관계와 국제관계의 복잡성에 비추어 해악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승인 반입 행위를 형사 제재로써 규율하는 것이 입법재량을 벗어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이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물품을 반입하도록 규정한 것이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 대외관계 및 남북관계의 민감성과 중대성을 감안할 때 남북교류협력이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되도록 하는 공익에 비하여 승인받지 않은 물품을 반입할 수 없어 입게 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의 제한의 정도가 더 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익의 균형성이 충족된다.
○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 헌법 전문 또는 헌법 제4조에 위반되는지 여부 (소극)
○ 남북교류협력법은 기본적으로 북한을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로 인정하면서 남북대결을 지양하고, 자유왕래를 위한 문호개방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하여 종전에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던 대북한 교류를 허용하며, 이를 법률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은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헌법의 제반규정에 부합한다.
○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를 위한 국제적 합의에 이바지하고, 남북이 대치하여 정전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응하기 위해서, 정부가 기준을 세우고 이에 따라 통일적으로 남북한의 물적 교류를 하도록 조정과 규제를 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국제 관계, 그리고 남북관계의 민감성으로 인해 남북교류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는 여건에 비추어, 통일부장관이 신청을 받아 물품의 품목, 거래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을 검토하여 승인하게 한 것은 상황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남북 물자교류를 유지하고 증진하여 단계적으로 남북한 교류의 확대와 평화적인 통일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심판대상조항이 평화통일의 사명을 천명한 헌법 전문이나 평화통일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4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 재판관 1인의 반대의견 (재판관 정계선)
○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는 점은 법정의견과 같다.
○ 심판대상조항은 물품을 반입하려는 사람에게 물품의 품목, 거래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하여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반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승인에 필요한 기간을 감안하여 미리 반입을 구체적으로 계획하여야 한다. 정기적·상업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역과 달리 단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물품의 반입이나 여행자가 미리 취득할 것으로 예측하지 못한 물품을 북한 방문 중 취득하게 되는 경우와 같은 경우는 현실적으로 미리 승인 신청서류를 갖추는 것이 곤란하고, 물품의 취득 자체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제4항은 물품의 품목, 거래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하여 일정한 범위를 정하여 포괄적으로 승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관련 규정을 종합하면 구체적으로 그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세관장의 인정여부에 달려있고 그로 인해 형사 처벌 여부까지도 좌우될 우려가 있다.
○ 심판대상조항에 따르면 국헌을 문란하게 하거나 국가안보를 해하거나 보건상 위해가 있는 등 물품 자체의 유해성이 있는지와 상관없이 미승인 반입의 처벌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결국 승인을 받지 않은 점을 문제 삼는 것이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제재를 함에 있어서 형사 처벌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
○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 남북교류협력이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되도록 하는 공익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포괄적 승인대상을 제외하고 모든 물품에 대해 승인을 받도록 하고 그 위반 시 형사 처벌을 하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기본권침해의 정도가 과중하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균형성 원칙도 충족하지 못하였다.
○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반입하는 사람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 결정의 의의
○ 이 결정은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반입하려면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승인 없이 반입을 하면 처벌하도록 한 남북교류협력법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처음 판단한 사건이다.
○ 헌법재판소는 국제 관계, 그리고 남북관계의 민감성으로 인해 남북교류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는 여건에 비추어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고, 헌법 전문 또는 헌법 제4조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고 보아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