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관리법 위반자의 택배서비스사업 운전업무 종사를 제한하는 조항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
[2022헌가28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등 위헌제청]
헌법재판소는 2026년 10월 22일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최대 20년의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21. 1. 26. 법률 17911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및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8. 8. 14. 법률 제15743호로 개정되고, 2025. 12. 2. 법률 제21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단서 제10호 중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을 위반한 경우’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합헌]
이에 대하여는 위 조항들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재판관 3인(재판관 김상환, 정정미, 정계선)의 반대의견이 있다.
□ 사건개요
○ 제청신청인은 2001. 11. 28. 부산지방법원에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로 징역 1년 및 몰수, 추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어 복역하다가 2002. 6. 26. 형기종료로 출소하였다. 이후 제청신청인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의 운전업무 종사자격(이하 ‘화물운송 종사자격’이라 한다)을 취득하고,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아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계속하여 종사하여 왔다.
○ 거제시장이 2021. 11. 8. 제청신청인에게 위와 같은 전과가 있다는 이유로 제청신청인의 화물운송 종사자격 및 택배용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취소하는 처분을 하자, 제청신청인은 2021. 11. 12. 위 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당해 사건 계속 중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제23조 제1항 제10호 및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4조의10 제2항 제4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제청법원은 위 신청 중 일부를 받아들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및 같은 법 제23조 제1항 제10호 중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을 위반한 경우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21. 1. 26. 법률 17911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이하 ‘종사 제한조항’이라 한다) 및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8. 8. 14. 법률 제15743호로 개정되고, 2025. 12. 2. 법률 제21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화물자동차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 단서 제10호 중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을 위반한 경우’에 관한 부분(이하 ‘종사자격 취소조항’이라 하고, 종사 제한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21. 1. 26. 법률 17911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2(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의 운전업무 종사의 제한)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제8조에 따른 화물운송 종사자격의 취득에도 불구하고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제2조 제3호 가목에 따른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는 종사할 수 없다.
1.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여 금고(禁錮)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집행이 끝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 면제된 날부터 최대 20년의 범위에서 범죄의 종류, 죄질, 형기의 장단 및 재범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죄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8. 8. 14. 법률 제15743호로 개정되고, 2025. 12. 2. 법률 제21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화물운송 종사자격의 취소) ① 국토교통부장관은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득한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자격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자격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다만, 제1호ㆍ제2호ㆍ제5호ㆍ제6호ㆍ제7호ㆍ제9호 및 제10호의 경우에는 그 자격을 취소하여야 한다.
10. 제9조의2 제1항을 위반한 경우
□ 결정주문
○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21. 1. 26. 법률 17911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및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8. 8. 14. 법률 제15743호로 개정되고, 2025. 12. 2. 법률 제21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단서 제10호 중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을 위반한 경우’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이유의 요지
1. 이 사건의 쟁점
○ 심판대상조항 중 종사 제한조항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이라 한다)에 따른 죄를 범하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최대 20년의 범위에서 일정한 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종사자격 취소조항은 종사 제한조항을 위반한 경우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여 화물운송업무 자체에 더 이상 종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 한편 제청신청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그 시행 이후에 이루어지는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 종사만을 규율할 뿐이므로 헌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은 그 시행 전부터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해 오던 사람에게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에도 적용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소극)
○ 종사 제한조항은 마약류 관련 범죄를 저질렀던 자가 재차 범죄를 저지를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범죄가능성 및 사고가능성 등을 예방하여 국민의 생명ㆍ신체ㆍ재산 등에 침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택배서비스사업에 관한 공공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종사자격 취소조항은 종사 제한조항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항으로서, 모두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 종사 제한조항은 최대 20년의 범위에서 범죄의 종류, 죄질, 형기의 장단 및 재범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종사 제한기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시행령에서 개별 적용법조에 따른 종사 제한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미 사안의 개별성 및 구체성을 고려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나아가 마약류가 가지는 강한 중독성과 의존성, 화물 배송 과정에서 수령인을 직접 대면하거나 수령인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가능성이 있는 택배서비스사업의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죄를 범하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일정 기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운송 종사자격을 취소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로써 제한되는 사익이 공익에 비하여 더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제청신청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3.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소극)
○ 마약류관리법 위반의 범죄전력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마약범죄의 확산과 같은 현실 상황의 변동에 따라 입법에 의하여 변경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제청신청인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시행되기 전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죄를 범하고 형의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득하여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해 온 사람들이 과거 범죄전력과 상관없이 계속하여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불확실하고 잠정적인 것에 불과하고, 이러한 신뢰에 헌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큰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설령 위와 같은 신뢰이익의 보호가치를 어느 정도 인정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이 마약범죄의 재범에 의한 위험을 방지하고 택배서비스사업과 그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보호하고자 도입된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람들이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시기가 심판대상조항 시행 이전이라는 사정만으로 계속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에 반할 우려가 크다.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재판관 3인(재판관 김상환, 정정미, 정계선)의 반대의견
○ 심판대상조항은 마약류의 강한 중독성 및 재범위험성을 고려하여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있고, 그 필요성도 원칙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
○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어떠한 예외도 없이 장기간(최대 20년) 동안 택배서비스사업 운전업무 종사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하는바, 이는 마약류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개별적인 사정을 심사하여 종사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어서 침해의 최소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 심판대상조항은 재범위험성이 이미 현저히 감소한 사람에 대하여도 개별적인 위험성 심사 없이 동일한 제한을 계속 유지한다. 또한, 마약류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최대 2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직업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재활과 사회복귀를 어렵게 한다. 이는 재범위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재범방지를 통한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과 공공안전 확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에도 부응한다고 보기 어렵다.
○ 특히,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하여 생계를 유지해왔지만 심판대상조항의 개정으로 인하여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를 더 이상 못하게 된 자들에게는 일정한 신고절차를 마련하는 방식 등으로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를 계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어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방식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위 운전업무를 계속하였다는 이유로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사정을 고려하여 임의적으로 취소할 수도 있다.
○ 이처럼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일정한 기간 동안 직업의 금지를 규정하는 것은 그보다 덜 침해적인 다른 수단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에 보충적·최후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법자는 보충적·최후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직업의 금지를 규정함에 있어서 그 기간을 지나치게 길게 정하고, 직업의 금지에서 해제될 수 있을 가능성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종사 제한조항을 위반한 경우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종사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의 보호 및 공공의 안전과 신뢰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를 넘어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된다.
○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매우 중요하나,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감소한 사람에게도 개별적인 사정을 심사하여 종사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한 채 예외 없이 장기간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점, 그 제한이 도리어 재활과 사회복귀를 저해하여 장기적으로 재범방지라는 공익의 실현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 결정의 의의
○ 헌법재판소는 2015. 12. 23. 2014헌바446등 결정에서,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20년이 지나지 아니한 것을 택시운송사업 운전업무의 결격사유 및 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관련 조항이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여지를 일체 배제하고 그 위법의 정도나 비난의 정도가 미약한 경우까지 20년이라는 지나치게 장기간 동안 택시운송사업 운전업무 종사자격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고 잠정적용을 명하였다.
○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가 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마약류관리법 위반 전력을 이유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조항에 대하여 처음 판단한 사건이다. 다만, 위 선례의 심판대상은 택시운송사업의 종사가 제한되는 기간을 법률에서 일률적으로 20년으로 정하고 있었던 것에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은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대한 종사제한기간의 상한을 20년으로 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기간의 설정은 범죄의 종류, 죄질, 형기의 장단 및 재범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선례와 구별된다.
○ 헌법재판소는 마약류의 강한 중독성과 의존성, 택배서비스사업의 특징 등에 비추어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 및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