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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88헌가13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3 제1항, 제31조의2의 위헌심 별칭 :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종국일자 : 1989. 12. 22. /종국결과 : 합헌

D88k013.hwp 판례집 1권 357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좁은 국토와 많은 인구, 그와 함께 전통적으로 이어져온 토지선호사상 등이 어우러져 전국적인 지가의 상승과 토지투기현상을 방지하고자 정부가 도입하였던 토지거래허가제를 담고 있는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3 제1항에 대하여 합헌결정한 사건이다.
국토이용관리법(1982. 12. 31. 법률 제3642호로 개정된 것) 제21조의3 제1항은 규제구역내에 있는 토지 등의 거래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당사자는 공동으로 관할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였고, 국토이용관리법(1989. 4. 1. 법률 제4120호로 개정된 것) 제31조의2 제1호는 이러한 허가없이 토지 등의 거래계약을 체결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였다.
청구인은 도지사의 허가없이 규제구역으로 고시된 충남 당진군 송악면 영천리 소재 임야를 미등기 전매하여 전매차익을 취득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되어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서 징역 1년의 구형을 받은 상태에서 위 법률조항에 대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5인 재판관 다수의견으로 일정지역에서의 토지거래허가제를 규정한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3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고, 동법 제31조의2는 위헌의견이 5인으로 과반수이나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위헌결정의 정족수에 미달이어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할 수 없다고 결정하였다.
국토이용관리법이 규제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유지가 아니고 투기우려지역 또는 지가폭등지역의 토지에 한정하고 있으며 그 규제기간이 5년 이내인 점, 설사 규제되더라도 거래목적·거래면적·거래가격 등에 있어서 기준에 위배되지 않는 한 당연히 당국의 거래허가를 받을 수 있어 처분권이 완전히 금지되는 것은 아닌 점 및 당국의 거래불허가처분에 대하여서는 불복방법이 마련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볼 때, 토지거래허가제는 사유재산제도의 부정이라 보기는 어렵고 다만 그 제한의 한 형태라고 보아야 하며, 생산이 자유롭지 않은 토지에 대하여 처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제한할 수 밖에 없음은 실로 부득이한 것으로 토지거래허가제는 헌법이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는 재산권의 제한의 한 형태로서 재산권의 본질적인 침해라고 할 수 없다.
토지거래허가제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토지소유권의 상대성, 토지소유권 행사의 사회적 의무성, 우리 나라의 토지문제와 밀접히 결부된 산업·경제상의 애로, 주택문제의 심각성, 토지의 거래실태, 투기적 거래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며 현재 그것이 전혀 목적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거나 따로 최소침해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거나 아니면 쉽게 찾을 수 있다거나 함과 같은 사정이 없는 상황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를 비례의 원칙 내지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는 없다.
벌칙규정의 명확성의 원칙 위반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면 규제구역내의 토지라고 할지라도 당사자간에 거래가 이루어지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기 이전에 어떠한 형태로든지 허가를 전제로 한 당사자간의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하는데, 위 벌칙조문을 확대해석하면 장차 당국의 허가를 받을 심산으로 당사자간에 어떤 형태의 의사의 합치를 본 단계에서도 거래당사자가 형사처벌을 받게 될 우려가 있는 등 이 조문 표현상에 약간의 의문점은 있으나, 이는 건전한 법관의 양식이나 조리에 따른 보충적인 해석에 의하여 법문의 의미가 구체화되어 해결될 수 있다고 믿어지므로 이 정도로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하여 이시윤 재판관은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2 내지 4의 규정에 의한 토지거래허가제는 토지에 관한 소유권 등의 임의처분권 내지 임의취득권의 제한이지만 공공복리에의 해당성이 있고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의 침해금지의 원칙에 저촉되지 아니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며 동법 제21조의15에 규정된 불허가처분을 받은 토지소유자가 행사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의 내용은 헌법 제23조 제3항 소정의 정당보상의 원리에 근본적으로 저촉되나 이 제청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서 주문에 밝힐 필요까지는 없고 보완입법을 촉구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동 재판관은 허가제 위반에 대한 벌칙규정인 같은 법률 제31조의2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저촉되어 헌법에 위반되며 그것이 제청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되므로 당연히 주문에서 위헌선언을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한병채, 최광률, 김문희 재판관은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3 제1항과 동법 제21조의2, 제21조의3 제3항, 제7항, 제21조의4, 5, 15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함께 심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동법 제21조의15가 헌법 제23조의 제1항, 제3항에 위반되므로 위 법조 전체가 헌법에 위반되나 즉시 실효에 따른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동법 제21조의15를 상당기간내에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면서 위헌인 토지거래허가제를 전제로 한 동법 제31조의2는 당연히 헌법에 위반되는 형사법규이므로 즉시 위헌선언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김진우 재판관은 국토이용관리법 제31조의2 뿐만 아니라 동법 제21조의3을 위헌으로 선언하여도 국가존립에 위해가 미칠 정도의 법의 공백이나 사회적 혼란이 예상되는 것은 아니므로 입법촉구는 불필요하다는 위헌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사후경과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 결정은 토지투기 성행에 따른 사회불안을 해소하고 불로소득을 노리는 일부계층의 투기심리를 막아 균등한 소득배분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투기정책을 헌법해석을 통하여 뒷받침한 것이며 토지공개념을 최초로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거나(중앙일보 1989. 12. 22.), 행정부나 입법부에 비해 흔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법부가 심각한 토지문제의 현실을 감안하여 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헌법을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였다(한겨레신문 1989. 12. 23.). 한편 토지거래허가제 및 벌칙규정이 법리상으로는 문제가 있으나 토지투기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수단이라는 현실적인 고려 때문에 합헌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으나 향후 이 제도 시행과정에서는 헌재가 지적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한국일보 1989. 12. 23.).
원래 이 제도의 위헌성 여부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전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 헌법재판소의 변론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진술한 학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었던 것도(헌법재판소, 헌법재판자료 제2집, 1989. 9.) 같은 맥락이었다.
대법원은 1991년 12월 24일 선고 90다12243 전원합의체판결에서 토제거래허가제에 관해서 유동적 무효이론을 적용함으로써 부동산거래규제의 효력에 관하여 새로운 법리구성을 하였다. 대법원은 그 판결이유에서 토지거래계약은 그것에 대하여 허가 또는 불허가처분이 있기까지는 물권적 효력은 물론 채권적 효력도 발생하지 아니하여 무효이지만, 일단 허가를 받으면 그 계약은 소급하여 유효한 계약이 되고 불허가가 된 때에는 무효로 확정되므로 허가를 받기까지는 유동적 무효의 상태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한 거래계약은 허가받기 전의 상태에서는 거래계약의 채권적 효력도 전혀 발생하지 않으므로 권리의 이전 또는 설정에 관한 어떠한 내용의 이행청구도 할 수 없으나, 일단 허가를 받으면 그 계약은 소급해서 유효화되므로 허가후에 새로이 거래계약을 체결할 필요는 없다고 설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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