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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등 정신적 자유에 관한 결정 89헌마160 민법 제764조의 위헌여부에 관한 헌법소원 별칭 : 사죄광고 사건 종국일자 : 1991. 4. 1. /종국결과 : 한정위헌

D89m160.hwp 판례집 3권 149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민법 제764조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에 사죄광고를 포함시키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사건이다.
그동안 법원은 언론매체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제소된 법원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하여는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는 민법 제764조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의 인정 외에 사죄광고를 게재하도록 명령하여 왔었다. 학설·판례도 민법 제764조 소정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의 대표적 예가 사죄광고 게재인 것으로 이해하고, 또한 사죄광고 게재를 명하는 판결은 대체집행 등의 방법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여 왔었다. 그러나 이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양심의 자유와 인격권을 기초로 이러한 학설·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이 사건은 원래 미스코리아 출신 여성에 관한 여성동아 1988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가 발단이 된 것으로, 문제의 여성은 이 기사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인 주식회사 동아일보사와 그 대표이사, 여성동아의 주간 등을 상대로 서울민사지방법원에 손해배상 및 사죄광고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위 소송사건에서 민법 제764조가 명예훼손의 경우에 사죄광고를 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양심의 자유와 사죄광고제도의 성격을 규명한 다음 민법 제764조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에 사죄광고를 포함시킨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헌법 제19조의 '양심'이란 세계관·인생관·주의·신조 등은 물론, 이에 이르지 아니하여도 보다 널리 개인의 인격형성에 관계되는 내심에 있어서의 가치적·윤리적 판단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양심의 자유에는 널리 사물의 시시비비나 선악과 같은 윤리적 판단에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되는 내심적 자유는 물론, 이와 같은 윤리적 판단을 국가권력에 의하여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제받지 않는 자유 즉 윤리적 판단사항에 관한 침묵의 자유까지 포괄한다고 할 것이다.
사죄광고제도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비행을 저질렀다고 믿지 않는 자에게 본심에 반하여 깊이 사과한다고 하면서 죄악을 자인하는 의미의 사죄의 의사표시를 강요하는 것이므로 이는 양심도 아닌 것을 양심인 것처럼 표현할 것의 강제로 인간양심의 왜곡·굴절이고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 형성의 강요인 것으로서 침묵의 자유의 파생인 양심에 반하는 행위의 강제금지에 저촉되는 것이며 따라서 우리 헌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정신적 기본권의 하나인 양심의 자유의 제약(법인의 경우라면 그 대표자에게 양심표명의 강제를 요구하는 결과가 된다.)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사죄광고 과정에서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을 위해 보호받아야 할 인격권이 무시되고 국가에 의한 인격의 외형적 변형이 초래되어 인격형성에 분열이 필연적으로 수반되게 된다.
국가에 의한 사죄의 강요는 명예훼손죄에 의한 형사적 처단으로 만족하여야 할 보복감정을 민사책임에까지 확장하여 충족시키려고 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764조의 제도적 의의와 목적에 적합치 않은 처분이며 사죄광고제도에 의한 기본권제한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 즉 사죄광고를 명하는 판결이 아니라도 가해자의 비용으로 그가 패소한 민사손해배상판결문이나 형사명예훼손죄의 유죄판결문 등을 신문·잡지 등에 게재하거나 명예훼손기사의 취소광고 등의 방법에 의해서 얼마든지 명예회복을 위한 민법 제764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므로 가해자에게 양심표명의 강제 내지 굴욕감수를 강요하는 사죄광고제도는 과도한 것이며 불필요한 국민의 기본권 제한이 된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에 대하여 각 언론매체들은 사죄광고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이 결정을 환영하는 논평을 하였다. 반면 언론매체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사죄광고제도가 언론매체의 언론자유의 남용을 막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사죄광고제도의 입법취지와 제도 본질적인 측면에서 오해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달리 사죄광고제도는 오히려 민법 제764조의 입법취지에 적합한 제도였다(이승우, 사죄광고제도에 대한 헌재결정의 평석, 인권과 정의 제181호, 1991년 9월호)고 하는 반대논평도 있었다.
이 결정의 결과 앞으로 법원은 명예회복을 위한 적당한 처분으로 사죄광고를 명령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 결정에 부분적인 비판을 제기하는 입장에서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이 결정은 모든 정신적 자유권의 기초가 되는 양심의 자유와 인격권이 실질적인 규범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 의미있는 결정이었다(허영, 사죄광고와 양심의 자유, 법률신문 제2045호, 1991. 7. 15.;이승우, 앞의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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