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89헌가97
국유재산법 제5조 제2항의 위헌심판
별칭 : 국유잡종재산시효취득 사건
종국일자 : 1991. 5. 13. /종국결과 : 한정위헌
D89k097.hwp
판례집 3권 202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국유재산 중 잡종재산을 민법상의 시효취득의 대상에서 제외토록 하는 국유재산법 제5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사건이다.
국유재산법(1976. 12. 31. 법률 제2950호) 제5조 제2항은 "국유재산은 민법 제24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잡종재산도 민법상의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제청신청인은 경기도 이천군 소재 임야를 1961년경부터 계속 점유·관리하고 있었는데 국가가 1987년에 이 임야를 국가재산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자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 국가를 상대로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면서 국유재산 중 잡종재산을 민법상의 시효취득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국유재산법 제5조 제2항이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 및 제23조 제1항의 재산권보장 규정에 위반된다고 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 동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재판관 6인의 다수의견으로 잡종재산의 매각등에 대한 성격을 규명한 다음 국유재산법 제5조 제2항을 동법의 국유재산 중 잡종재산에 대하여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잡종재산은 행정재산이나 보존재산과는 달리 그것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에 따라 매매·임대 등 사경제질서의 일반원칙이 지배되는 사적 거래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국가도 일반권리의 주체인 법인으로서 사인과 대등한 권리관계가 형성되고 법률행위가 이루어지며 권리변동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국가가 국유재산 중 잡종재산에 대하여 매각 또는 대부하는 행위 자체는 국가가 사경제적인 주체로서 하는 사법행위(私法行爲)이고 그 권리관계 역시 사법상의 권리관계로서 일반 민사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라면 국가도 개인과 대등하게 타인의 재산을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권리를 취득할 수 있는 것과 같이 개인도 국유 잡종재산을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그 권리를 취득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국유재산법 제5조 제2항이 동법의 국유재산 중 잡종재산에 대하여까지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것은 사권을 규율하는 법률관계에 있어서는 그가 누구냐에 따라 차별대우가 있어서는 아니되며 비록 국가라 할지라도 국고작용으로 인한 민사관계에 있어서는 사경제적 주체로서 사인과 대등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반하고, 국토에 대한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 및 개발과 보전을 위한 수단도 아닌 것이 명백하여 입법재량상의 비례의 원칙에 반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예외조치의 사유에도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국가만을 우대하여 국가와 일반 국민간에 합리적 근거없이 차별대우를 하는 것으로서 과잉제한금지의 원칙에도 반하는 불평등한 과잉입법이므로 헌법 제11조 제1항, 제23조 제1항 및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
이에 대하여 조규광, 변정수, 김양균 재판관은 국유의 부동산은 전체 국민의 복리를 위하여 특히 보호하여야 할 기본적인 국가재산이므로 국유재산의 사유화로 인한 잠식을 방지하고 국유재산 관리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취득시효제도를 배제하여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사후경과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에는 국가와 개인간의 경제적인 사법관계에 있어 지금까지의 개인보다는 국가를 우선시하는 국가우월주의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있었다(한국경제신문 1991. 5. 14.).
이 위헌결정에 따라서 과거 20년 이상 국유재산 중 잡종재산을 점유해 온 사람은 국가를 상대로 법원에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내 민법상 시효취득요건에 해당하면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법원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미치는 소위 당해 사건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넓힐 것인가가 문제되었다. 법원은 위헌제청이 된 당해 사건에 대해서만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하다가 주로 형평성의 관점에서 점차 이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을 수 있는 소송사건의 범위를 넓혀가 위헌결정 이후에 소송이 제기된 일반사건의 경우도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미친다고 한 바 있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12377 판결 등). 이에 따르면 위헌결정 이후에 이루어진, 잡종재산에 20년 이상 점유했다며 취득시효를 인정해달라는 청구도 인용될 수 있게된 것이다.
이 위헌결정이 내려진 후 국회는 1994년 1월 5일 법률 제4698호로 국유재산법 제5조 제2항에 단서를 신설하여 "국유재산은 민법 제24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다만 잡종재산의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개정하여 위헌적 요소를 제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