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노동 등 사회관계에 관한 결정
89헌가106
사립학교법 제55조, 제58조 제1항 제4호에 관한 위헌
별칭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건
D89k106.hwp
판례집 3권 387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사립학교 교원들에 대하여 노동조합의 구성, 가입 및 활동을 제한하는 사립학교법의 규정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건이다.
사립학교법(1991. 3. 8. 법률 제4347호로 개정된 것) 제55조는 교육공무원법 제1조 및 제53조 제4항의 규정에 따라 사립학교의 교원에게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중 노동운동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법률조항을 준용하도록 하고 사립학교법 제58조 제1항 제4호는 사립학교 교원의 노동운동을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었다.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결성과 그에 대한 정부의 불인정방침 및 일련의 교원징계사태는 과연 직무의 특수성을 이유로 교원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을 결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교원의 노동자로서의 현실적인 상황에 비추어 타당한 것인지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게 하였다.
제청신청인들은 사립학교 교사로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설립취지에 찬동하고 이에 가입하여 활동함으로써 노동운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학교법인으로부터 직위해제처분을 당하고 이어서 면직처분을 당하였다. 이에 제청신청인들은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 면직처분무효확인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직위해제처분 및 면직처분의 근거가 된 위 사립학교법 규정들이 헌법 제33조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자 동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 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교원의 특수성을 검토한 다음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 제1항 제4호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교원은 근로자이기는 하지만 교원지위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공·사립을 가리지 아니하고 교원의 근로관계는 '근로자 대 사용자'라고 하는 이원적 대립구조를 전제로 상호간의 갈등과 타협 그리고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른 수급균형과 통제아래 형성발전되어 온 전통적인 일반 근로관계법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아니하므로 변형·수용될 수 밖에 없다 할 것이다.
교원지위법정주의를 천명하고 있는 헌법 제31조 제6항을 근거로 하여 제정되는 법률에는 교원의 신분보장·경제적·사회적 지위보장 등 교원의 권리에 해당하는 사항뿐만 아니라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저해할 우려있는 행위의 금지 등 교원의 의무에 관한 사항도 당연히 규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교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사항까지도 규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사립학교법 제55조, 제58조 제1항 제4호는 교육법 및 교육공무원법과 마찬가지로 바로 헌법 제31조 제6항을 근거로 하고, 교육의 본질에 따른 교육제도의 구조적 특성, 교원직무의 공공성·전문성과 자주성, 교육에 대한 우리 나라의 역사적 전통과 국민의식 및 교육현장의 여러 가지 사정 따위를 아울러 고려하여 제정된 것이므로 비록 사립학교법의 위 법률조항들이 교원의 근로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근로기본권에 관한 헌법 제33조 제1항의 규정을 내세워 바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위 법률조항들이 비록 사립학교 교원의 근로3권의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립학교 교원에 대하여는 법률의 규정으로 직접 보수와 신분의 보장을 하는 한편 교원이라는 신분에 걸맞는 교직단체인 교육회를 통하여 그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헌법상 보장된 근로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도 않으며, 또 그 제한은 입법자가 앞서 본 교원지위의 특수성과 우리의 역사적 현실을 종합하여 공공의 이익인 교육제도의 본질을 지키기 위하여 결정한 것으로서 필요하고 적정한 범위내의 것이라 할 것이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
사립학교 교원에 대하여는 근로3권의 행사에 있어서 일반근로자의 경우와 달리 취급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또한 사립학교법규정이 공립학교 교원에게 적용되는 교육공무원법 및 국가 공무원법의 관계규정보다 반드시 불리한 것으로도 볼 수 없으므로 위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하여 이시윤 재판관은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노동운동'에는 단결권의 행사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축소제한해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제시하였고, 김양균 재판관은 사립학교 교원은 일반근로자와 원칙적으로 동일한 노동3권이 주어져야 한다면서 반대의견을 제시하였으며, 변정수 재판관은 노동3권을 향유할 수 없는 근로자를 공무원에 한정한 헌법 제33조 제2항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위 법률조항들이 위헌이라는 반대의견을 피력하였다.
다. 사후경과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으로 전국교원노동조합은 그 지위의 합법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이에 가입하여 활동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1,600명 이상의 교사들이 해고무효소송을 통해 구제될 수 있는 길이 근본적으로 막히게 되었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노동문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보수적 입장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노동운동의 역사가 일천한 우리 현실에서 교육현장에까지 노사쟁의가 급격히 확산되는 것을 막아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