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등 정신적 자유에 관한 결정
89헌마165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3항, 제19조
별칭 : 정정보도청구 사건
종국일자 : 1991. 9. 16. /종국결과 : 합헌
D89m165.hwp
판례집 3권 518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언론기관에 의하여 침해된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정보도청구권을 규정한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의 규정이 언론기관의 보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결정한 사건이다.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3항은 정기간행물의 보도에 의하여 인격권 등의 침해를 받은 피해자에게 정정보도의 게재를 요구할 수 있는 정정보도청구권을 인정하고 동법 제19조 제3항은 정정보도청구에 관한 소송에서 민사소송법의 가처분절차에 의하여 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원래 이 사건은 파스퇴르유업주식회사가 청구인 발행의 중앙일보 1988년 7월 23일자 취재수첩란의 기사가 자신과 관련된다고 주장하면서 위 법률에 근거하여 서울민사지방법원에 그 기사내용에 대한 정정보도게재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면서 정정보도청구권을 규정한 동법 제16조 제3항과 그 절차를 규정한 동법 제19조 제3항이 헌법상의 언론의 자유와 언론기관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정정보도청구권의 성격 등에 대하여 언급한 다음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3항 및 제19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위 법률 규정은 비록 그 표제 및 법문 가운데 '정정'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기는 하나 그 내용을 보면 명칭과는 달리 언론기관의 사실적 보도에 의한 피해자가 그 보도내용에 대한 반박의 내용을 게재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 이른바 '반론권'을 입법화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정정보도청구는 그 보도내용의 진실여부를 따지거나 허위보도의 정정을 청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반론권으로서의 정정보도청구권은 피해자에게 보도된 사실적 내용에 대하여 반박의 기회를 허용함으로써 피해자의 인격권을 보호함과 동시에 공정한 여론의 형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언론보도의 객관성을 향상시켜 제도로서의 언론보장을 더욱 충실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서 헌법상 보장되는 일반적 인격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권에 근거한 것이다.
정정보도청구권은 정기간행물의 편집 내지 편성의 자유를 제한하고 간접적으로 보도기관의 보도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보도의 자유와 조화되어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나타낼 수 있도록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런데 정정보도청구제도는 위와 같이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은 반론의 대상을 사실적인 주장에 국한시키고 있으며(제16조 제1항), 일정한 경우에는 정정보도문의 게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여 반론권의 행사범위를 축소하고 있고(제16조 제3항 단서) 반론권의 행사에 대해 단기의 제척기간을 두어 언론기관이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는 위험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언론기관의 이름으로 하는 정정보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이름으로 해명한다는 점에서 언론기관의 명예 및 신뢰성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리지 않도록 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두 법익 사이의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
한편 동법 제19조 제3항은 정정보도청구소송의 심판절차를 민사소송법의 가처분절차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재판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는 피해자의 신속한 권리구제의 필요를 위한 것이므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위 법률조항들은 언론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거나 언론기관의 재판청구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한병채, 이시윤 재판관은 정정보도청구권은 반론권으로 운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정정보도청구에 관한 재판을 정식절차에 의하지 않고 약식절차인 가처분절차에 의하게 하는 것은 정기간행물의 발행주체에 대한 법적 차별로서 법원 앞에서의 평등에 위반되며 절차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은 현대사회에서 거대 언론매체와 그 배후의 막강한 언론기업에 의하여 개개 국민의 사생활과 명예가 부당히 침해될 위험이 있음을 직시하고 국민들의 언론기관에 의한 권익침해를 신속하고 적정하게 회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헌법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헌법이론적으로도 기본권의 상충관계를 헌법의 통일성에 입각해서 규범조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입장을 밝힌 점, 언론의 자유가 갖는 객관적 규범질서로서의 의미와 기능을 강조한 점 등에 비추어 큰 발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허영, 정정보도청구권과 보도자유의 상충, 법률신문 1991. 11. 4.).
한편, 이 결정 이후 국회는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을 1995년 12월 30일 법률 제5145호로 개정하여 이 결정에서 문제되었던 '정정보도청구권'을 '반론보도청구권'으로 명칭을 바꾸는 등 이 결정의 취지에 부합되게 관련규정을 정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