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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7. 25.

사	건	2023헌나1 행정안전부장관(이상민)탄핵
청 구 인	국회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

이 사건은 피청구인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 및 파면결정을 선고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법정의견의 요지는 이종석 재판관께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별개의견의 요지는 문형배 재판관께서, 재판관 정정미의 별개의견 요지는 정정미 재판관께서, 설명을 하신 다음, 제가 마지막으로 이 사건의 주문을 선고하겠습니다.

[법정의견] (재판관 이종석)
법정의견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먼저, 행정각부의 장에 대한 탄핵 요건에 관해 보겠습니다.
○ 헌법재판소는‘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란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배가 있는 경우임을 밝혀 왔습니다. 
○ 행정각부의 장에 대한 파면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국정공백과 정치적 혼란 등이 경미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민의 선거에 의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직접 부여받은 대통령과는 파면의 효과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법 위반행위의 중대성’과 ‘파면 결정으로 인한 효과’ 사이의 법익형량을 함에 있어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2. 이 사건 참사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에게 탄핵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① 사전 재난예방조치, ② 사후 재난대응, ③ 사후 발언으로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1) 먼저 피청구인이 사전 재난예방조치를 함에 있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는지를 보겠습니다.

(가) 재난관리주관기관을 미리 지정하지 않은 부분에 관해 보겠습니다.
○ 재난안전법 시행령 제3조의2 [별표 1의3]은 이 사건 참사와 같은 다중밀집사고에 대한 재난관리주관기관을 별도로 분류해두지 않았고, 재난관리주관기관이 특정되지 않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사후적으로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이 사건 참사 발생 전에 미리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지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나) 다음으로, 재난안전법상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과 집행계획 작성에 관한 부분을 보겠습니다.
○ 이 사건 참사 당시 적용된 ‘제4차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과 그에 따른 ‘2022년 행정안전부 집행계획’은 재난안전법령에서 정한 작성 시기에 따라 피청구인이 행정안전부장관으로 임명되기 전에 이미 작성된 것으로, 피청구인이 위 계획을 수정·변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난안전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 다중밀집사고 예방에 관한 부분을 보겠습니다.
○ 피청구인은 이 사건 참사 발생 전부터 재난안전법 제66조의11에 근거해 주최자가 있는 지역 축제 등에 대한 예방·대비를 하였으므로,  다중밀집사고 자체에 대한 예방·대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 다만, 이 사건 참사는 개방된 장소에서 이루어진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모임에서 발생한 대규모 다중밀집사고로, 이에 대한 예방·대비가 문제됩니다. 그런데 세계 각국의 압사사고 사례의 양상, 그 후 만들어진 예방 지침과 매뉴얼은 주최자가 있는 행사나 직접 관리자가 있는 시설물 등에 관련된 것인 점, 경찰의 혼잡경비 실무매뉴얼 등이 행정안전부에 보고되지 않은 점, 이 사건 참사 전 핼러윈데이 전후 이태원 일대 인파 밀집을 예상한 언론보도에서도 다중밀집사고 자체를 예상하거나 우려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용산경찰서나 용산구청 등은 다중밀집사고의 위험성이나 참사 당일 신고 전화 등 위험징후를 행정안전부나 피청구인에게 별도로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참사와 같은 유형의 다중밀집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기는 어려우므로, 재난안전법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라) 재난안전통신망의 구축 및 연계 부분에 관해 보겠습니다.
○ 이 사건 참사 당시 서울, 대구, 제주에 재난안전통신망 운영센터가 설치되어 365일 24시간 운영되었고, 전국적인 통신망 확보를 위한 기지국이 구축되어 있었습니다. 
그 밖에 재난안전통신망 운영 상황, 행정안전부의 이태원동 인근 재난안전통신망 기지국 용량확보 및 집중관제, 행정안전부장관의 재난안전통신망 표준운영절차의 활용에 필요한 자원 확보 기준 제시, 표준운영절차 개발·보급 등의 사실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이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운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한편, 재난안전통신망법상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운영의 책임과 재난안전통신망 사용의 책임은 구분됩니다. 재난안전통신망 사용에 관한 사항은 피청구인의 책임이 아니라 소방, 경찰 등 재난안전 관련기관의 의무에 속하므로, 이 사건 참사 당시 소방, 경찰의 재난안전통신망 사용이 미흡하였다는 이유로 피청구인이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운영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2) 다음으로, 피청구인의 사후 재난대응 조치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지를 보겠습니다.

(가) 먼저 중대본과 중수본을 설치·운영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 재난안전법령의 규정을 종합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과 재난관리주관기관의 장은 재난의 유형과 피해 정도, 피해 확산 가능성 및 현장 상황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난대응기구로서 중대본과 중수본의 설치·운영 여부 및 그 시기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재난안전법의 기본취지에 비추어, 중대본과 중수본의 설치·운영의 필요성과 시기에 대한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한 경우에는 재난안전법에 위반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 피청구인은 2022. 10. 29. 23:20 무렵 재난안전비서관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이 사건 참사 발생 사실을 처음 보고받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피청구인이 보고받은 내용에만 기초하여 재난의 원인과 유형, 피해 상황과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고 재난대응 방안을 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피청구인이 10. 30. 00:12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으로부터 행정안전부 내부 상황판단회의에서 논의된 내용과 대통령 지시사항 등을 보고받고, 01:09경 현장지휘소에서 소방재난본부장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았을 당시에는 긴급구조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여전히 재난 원인과 유형, 피해상황 및 규모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다른 대응조치에 우선하여 중대본과 중수본을 설치·운영할 것을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피청구인의 지시로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내부 상황판단회의를 주재하였고,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과를 중심으로 이 사건 참사를 수습한다는 방침이 정해진 점, 이 사건 참사를 인지한 직후인 10. 29. 23:22경 군중의 눌림과 끼임 상태가 해소되어 구조와 이송이 이루어진 점, 피청구인이 현장지휘소에 도착하기 전까지 소방의 요청에 따라 경찰의 교통기동대, 차량 및 의무경찰 8개 중대 등이 지원된 점 등을 고려하면, 중대본과 중수본이 수행하는 역할 내지 기능의 일정 부분은 실질적으로 수행되었습니다.

○ 이를 종합하면, 중대본과 중수본의 설치·운영에 관한 피청구인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사회적 타당성을 잃은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나) 그 외의 사후 재난대응 조치가 재난안전법을 위반했는지 보겠습니다.
○ 먼저 현장대응에 관한 부분입니다. 재난안전법은 긴급구조에 관한 사항의 총괄·조정 등을 위해 각급 긴급구조통제단장을 두고, 긴급구조기관 및 긴급구조지원기관의 인력·장비의 현장 배치·운용이나 재난 현장에서의 긴급구조활동에 있어 각급 긴급구조통제단장의 현장지휘에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난안전법은 긴급구조 현장지휘와 관련된 행정안전부장관의 권한에 대한 직접적인 규정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   이 사건 참사 대응 과정에서 긴급구조통제단장에 의한 현장지휘 및 긴급구조기관과 긴급구조지원기관 간 협력이 재난안전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청구인은 소방청장 직무대리로부터 ‘사고현장 직접 확인’을 요청받은 외에는 구체적인 지원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고, 소방재난본부장이나 서울경찰청장으로부터 특별한 협력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었던 이상, 피청구인이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현장지휘·감독에 나아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재난안전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책무 및 제6조에 따른 총괄·조정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피청구인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에게 상황 파악 및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중심으로 필요한 조치 시행을 지시하였고,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현장 상황 취합, 재난정보 수집·전파, 초동조치 및 지휘 등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또 피청구인이 이 사건 참사를 인지한 때부터 국무총리 주재 중대본이 운영되기까지 행정안전부와 여러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총 35건의 상황보고, 대응지시 등이 교신된 점을 보면,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의 구축·운영이 현저히 부실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의 설치·운영 및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의 구축·운영에 관한 재난안전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다) 피청구인이 사후 재난대응에 있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나 헌법상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했는지 보겠습니다.
○ 이 사건 참사 당시의 긴급구조 현장에서 발생한 혼란을 피청구인이 재난 대응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결과라고 볼 수는 없고, 현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피청구인이 보고에 기초하여 지시 및 협력요청을 계속하였던 이상, 그 재난대응 방식이 정부의 정책과 행정에 대한 공적 신뢰를 현저히 해할 정도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였다거나 유기한 경우에 해당하여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나아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피청구인이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적절하고 효율적인 보호조치가 분명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피청구인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 경우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청구인이 헌법상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

(3) 마지막으로, 피청구인의 사후 발언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에 위반하여 탄핵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보겠습니다. 
○ 직무집행에 있어 한 발언과 같은 일정한 표현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는 경우, 발언 등의 단편적 구절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 문제된 발언 등의 통상적 의미, 용법, 문제된 발언 등이 사용된 문맥과 표현의 전(全)취지, 표현의 대상과 상대방, 표현의 경위와 사회적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① 피청구인의 이 사건 참사원인에 관한 발언은 피청구인에게 기대되는 충분한 주의를 다하여 발언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이 사건 참사의 원인과 경과에 대해 국민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는 것이어서 부적절합니다. 
또한 ② 골든타임에 관한 발언은, 그것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지 혹은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것이었는지 의문이며, 부적절한 발언이었음은 분명합니다.
○ 그러나 발언 전후의 피청구인이나 관계인의 발언을 포함하여 표현의 전체 취지를 살펴보면, 피청구인이 이 사건 참사의 원인이나 경과를 적극적으로 왜곡하려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위 발언들은 국민에 대한 신속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취재기자 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대한 것으로 답변의 책임이 있는 반면, 시간적 제한 등으로 충분한 설명이 어려운 한계 속에 이루어졌으며, 피청구인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위 발언들의 부적절함을 인식하고 유감을 표시하며 사과하였습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위 발언들로 인해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재난 및 안전관리 행정의 기능이 훼손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③ 재난관리주관기관에 관한 발언, 중대본·중수본 설치·운영에 관한 발언, 압사나 피해자 용어 사용 관련한 발언, 유족명단에 관한 발언은 다소 정돈되지 못하거나 불분명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이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하였다거나 행정안전부장관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 취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 따라서 피청구인의 사후발언은 이를 모두 종합하여 보더라도 탄핵사유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3. 결론 
피청구인은 재난 및 안전에 관한 정책의 수립·총괄·조정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의 장이므로 대규모 재난의 대응과 관련한 비판을 수용하고 이 사건 참사의 예방 및 대비, 사후 대응 과정에서의 미흡함을 반성하여 정부의 재난대응 역량을 보다 강화하고 전반적인 재난대응체제의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할 책무를 부담합니다. 
나아가 이 사건 참사로 피해자와 유족이 겪는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진정한 회복을 위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점은 헌법 전문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의 재해 예방 및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34조 제1항, 제6항에 따른 국가기관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돌이켜 보건대, 이 사건 참사는 어느 하나의 원인이나 특정인에 의해 발생하고 확대된 것이 아니라, 종래 재난안전법령상 주최자 없는 축제의 안전관리 및 매뉴얼의 명확한 근거규정이 마련되지 않았고, 각 정부기관이 대규모 재난에 대한 통합 대응역량을 기르지 못했으며, 재난상황에서의 행동요령 등에 관한 충분한 홍보나 교육, 안내가 부족하였던 점이 총체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피청구인이 행정안전부장관으로서 재난대응 과정에서 최적의 판단과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재난대응의 미흡함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는 것은 규범적 심판절차인 탄핵심판절차의 본질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헌법과 법률의 관점에서 피청구인이 재난안전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하였다거나,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헌법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별개의견]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별개의견 요지입니다. 
피청구인의 사후 대응이 헌법상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이나 재난안전법상 개별·구체적 의무 위반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법정의견에 동의하나,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또한 피청구인의 사후발언 중 일부는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봅니다.
 
1. 먼저 피청구인의 사후 대응 부분에 관해 보겠습니다. 
○ 피청구인은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위원이자, 행정안전부장관으로서 직무수행에 더욱 공익실현의무가 강조되고, 국가공무원법상의 특수경력직공무원 중 정무직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따른 성실의무를 부담합니다.
한편, 재난안전법 제6조는 “행정안전부장관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행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조정한다.”라고 규정하여 피청구인의 권한과 책임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재난안전 기능을 통합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목적으로 도입된 것입니다. 이에 따른 피청구인의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의 총괄·조정’의 범위는 ‘정책’적인 부분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재난관리의 공백 방지를 위한 일반적 조정과 지원의 책임을 포괄합니다. 또한 재난안전법과 정부조직법은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직무수행을 위하여 재난안전관리본부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등 조직과 인력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련 규정 및 그에 따른 조직·인력의 운영은 피청구인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따라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전제이자 준거가 됩니다.

○ 피청구인은 2022. 10. 29. 23:20경 이 사건 참사 발생을 보고받음으로써 적어도 이 사건 참사가 심각한 재난에 해당한다는 점 내지는 신속한 상황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곧바로 인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그로부터 10분이 지난 23:31경에 이르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의 전화를 받고서야 현장상황 신속 파악, 본부장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필요조치 즉시 시행 등을 지시하였고, 그로부터 18분 동안 아무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가 재난안전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현장 파악 및 현장 방문 준비를 지시하였으며, 일산에 거주하는 수행(운전)비서가 오기를 기다려 현장으로 출발한 결과 2022. 10. 30. 00:45경에야 이 사건 참사 현장 인근에 도착하였으며, 현장지휘소에 도착한 것은 그로부터 다시 20분이 지난 때였습니다.

피청구인의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의 총괄·조정 등 직무수행이 반드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또는 재난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청구인의 사후대응은 총괄·조정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긴급상황에서 재난 및 안전관리 총괄 조정 책임자에게 기대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평균적 공무원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상식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후대응 전반을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즉각적이고 신속한 의사소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사실을 찾기 어렵고, 피청구인의 지극히 원론적 지시는 현장의 구체적 위험에 관한 인식이나 급박한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지도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참사 발생을 인지한 때로부터 현장 인근, 현장지휘소 도착까지 약 85분에서 105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최소한의 원론적 지휘에 허비하여 행정안전부는 물론 국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손상시켰습니다.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가 규정한 공무원의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

2. 다음으로, 피청구인의 발언 부분에 관해 보겠습니다.
○ 이 사건 참사는 피해자나 그 가족은 물론 전 국민에게 큰 충격과 상처를 남긴 사회재난이고, 참사 원인이나 경과에 관하여 국민의 관심이 극도로 높았고 반복되는 대규모 사회적 재난에 대한 근본적 재발방지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피청구인 역시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참사와 관련하여 누구보다 정제되고 신중한 발언이 요구되었습니다.

○ ① 먼저, 이 사건 참사원인과 관련하여, 피청구인은 참사의 경위나 원인 등이 밝혀지지 않은 재난수습 초기 단계에서 기초적 사실관계에 관한 확인이나 객관적 분석에 근거하지 않고 국민들이 참사 발생의 원인을 오인하게 하거나, 피해 발생 및 확대에 관한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의 의무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② 다음으로, 골든타임에 관한 발언을 통해, 피청구인은 이 사건 참사의 주요 경위와 관련된 객관적 근거가 없는 사실을 정부의 공식적 입장으로 오인될 수 있도록 하였고, 여기에 피청구인의 책임 회피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③ 나아가 국정조사 1차 기관보고에서 한 재난관리주관기관 존재 및 지정 여부에 대한 피청구인의 답변은, 이 사건 참사로부터 2달 가까이 경과한 시점에서도 재난안전법상 재난관리주관기관의 의미나 역할 내지 같은 법 시행령상 재난관리주관기관 지정의 의미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데 기인하였거나, 이 사건 참사에 대하여 재난관리주관기관의 장으로서 부담하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이와 같은 발언들을 통해 재난 및 안전관리 행정에 관한 신뢰를 실추시켰고,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63조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

3. 이와 같이 피청구인의 사후 대응 및 일부 발언과 관련하여 국가공무원법 위반행위가 인정됩니다.
다만, 이 사건 참사 이후의 재난관리 및 복구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사후대응과 관련하여 피청구인이 직무수행을 현저히 태만하게 하는 정도에 이르러 행정안전부의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에 장애를 초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의 발언이 적극적으로 참사 원인이나 경과를 왜곡할 의도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이후 해명 및 사과를 하고 유사한 발언을 더 이상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청구인의 법률 위반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나 해악의 정도가 중대하여 피청구인에게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하여야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재판관 정정미의 별개의견] (재판관 정정미)
○ 피청구인의 사전 예방조치 및 사후 대응이 헌법이나 재난안전법 등을 위반하였다고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법정의견과 견해를 같이 합니다. 특히 피청구인이 참사를 인지한 이후 참사 현장 인근에 도착하기까지 취한 사후 대응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하더라도, 그것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의 참사원인, 골든타임, 재난관리주관기관에 관한 발언 부분은,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별개의견과 같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 공직자가 하는 말의 무게는 그가 가진 권한의 크기에 비례합니다. 임명권자와 국민의 신임이 클수록 짊어져야 할 믿음의 부담 역시 커지는 것입니다. 행정안전부장관은 지방자치단체 및 경찰, 소방의 권한이나 인사, 조직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직자입니다. 국민은 행정안전부장관이 그 권한을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직무에 임하는가를 가늠하기 위하여 그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 사건 참사 이후에 피청구인이 한 발언은, ‘다시는 참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것인가’를 최우선으로 삼는 태도라기보다는, 참사의 책임 회피에 연연하는 것으로 보이는 언행이었습니다. 이는 참사의 피해자와 유족들뿐만 아니라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리라’고 믿고 기대하는 일반 국민에게도 큰 실망감을 안겨주는 것이었습니다. 피청구인의 언행은 단지 부적절한 정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재난 및 안전관리 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합니다.

○ 다만 이러한 품위유지의무 위반만으로는 국민의 신임을 박탈할 정도의 중대한 법위반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주문] (재판소장 유남석)
이 사건 주문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결국 이 사건 심판청구는 9인의 재판관 전원이 기각으로 판단하였으므로, 다음과 같이 선고합니다.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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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사건번호	사건명	종국일자	종국결과
1	2023헌나1	행정안전부장관(이상민) 탄핵 (행정안전부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2023. 7. 25.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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